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2’(이하 룸메이트)는 새 멤버를 맞이하면서 재미가 강화됐다. 묘미는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각 멤버들의 다양한 개성이다. 이종격투기 선수 송가연에게 “로우킥 한 대만 맞고 싶다”는 잭슨이나 입주 선물로 회충약을 준비하는 허영지는 상상 이상이다.
각자의 방에서 보여주는 편안한 모습은 때론 웃음을 안긴다. 애완견 오이의 변을 밟으며 아침을 맞이하는 박준형이 대표적이다.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잠들기 전 룸메이트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거나 편안한 자세를 취하며 잠든 그들의 모습을 어떻게 촬영했는지 말이다.
비밀은 벽에 있다. 제작진은 방마다 새로운 벽을 세웠다. 기존 벽과 새로 만들어진 벽 사이 협소한 공간에는 두세 명의 카메라맨들이 자리를 잡고 방 안 풍경을 촬영한다. 방에서는 거울처럼 보이는 특수 유리 너머에서 실은 촬영이 진행되는 셈이다. 베란다가 있는 방은 베란다와 방 사이에 두꺼운 커튼을 설치하고, 커튼 뒤에 카메라맨이 숨어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어디가!’에서 아이들이 신기해하는 ‘움직이는 무인 카메라’가 ‘룸메이트’에도 있다. 마치 센서가 있어 촬영 대상의 움직임에 따라 카메라가 자동으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실은 제작진의 리모컨으로 움직이는 펜틸트 카메라다. 좌우로 움직이거나 줌인, 줌아웃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거실에는 레일캠이, 천장에는 와이어캠이 설치돼 있다. 출연진의 행동을 다양한 각도로 담아낸다.
주택 앞마당 지하 주택에 콘트롤 타워를 설치한 제작진은 이곳에서 실시간으로 촬영 분을 모니터한다. 때론 촬영 카메라도 조정한다. 제작진이 몸을 숨긴 것은 출연진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끌어내기 위함이다. 제작진이 이곳에 머무는 터라 멤버들은 제작진을 볼 수도 없고, 간섭도 받지 않는다. 이곳을 방문한 출연진은 이동욱이 유일하다. 촬영지인 성북동은 대사관저가 밀집한 곳으로 지하 주택은 당초 집사들의 숙소로 쓰였다고 한다.
70여대가 넘는 카메라가 동원돼 방 곳곳까지 촬영되지만 여성 출연진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여성 멤버들의 방에는 모두 드레스 룸이 딸려 있는데, 이곳에서 촬영되는 내용은 컨트롤 타워에서 볼 수 없다. 편집할 때 일부만 볼 수 있다. 이밖에도 여성 방을 촬영하는 카메라맨은 모두 여성들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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