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준비한 잠실산 고춧가루가 LG 트윈스를 지나 SK 와이번스 차례에서도 한 차례 터져 나왔다.
두산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와의 경기에서 선발 이재우의 호투와 장단 10안타를 터뜨린 타선을 앞세워 6-3으로 승리했다. 6위 두산은 SK의 5연승을 막고 58승 1무 67패가 됐다.
지난 11일 잠실 LG전에서 2-15로 대패해 포스트시즌 진출 좌절이 확정됐지만, 두산이 치르는 경기는 프로야구 팬들의 관심권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두산이 4강 경쟁을 벌이는 LG-SK와 연달아 맞붙기 때문이었다. 두산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두산표 고춧가루는 가을잔치 진출이 무산되자 곧바로 효과를 발하기 시작했다. 12일 잠실 LG전에서 두산은 6-1로 승리하며 잠실 라이벌전에서 자존심을 지켰다. 2까지 줄어들었던 LG의 4강 매직넘버는 두산의 반격에 그대로 멈췄다.
SK를 만나서도 두산은 최선을 다한 승부를 펼쳤다. 13일에는 문학에서 김강민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해 6-7로 역전패했지만 이날 홈인 잠실에서 벌인 리턴매치에서는 6-3으로 승리를 챙겼다. 선발 이재우의 시즌 첫 승에 가을야구를 향한 SK의 도전도 흔들렸다.
그러나 SK도 아직 모든 희망이 꺼지지는 않았다. SK가 두산에 무릎을 꿇어 LG의 매직넘버는 1로 줄었지만, 이날 LG 또한 선두 삼성에 3-5로 패해 매직넘버를 완전히 소멸시키지는 못했다. 이로써 삼성의 정규시즌 4연패가 확정됐고, 남은 것은 4위 싸움뿐이다.
그러면서 두산의 남은 경기도 계속 주목받게 됐다. 두산은 오는 16일에도 잠실에서 SK와 경기를 갖는다. LG는 이날 경기가 없어 두산이 승리하면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다. 반면 SK가 설욕하면 실낱같은 희망이 유지된다.
비록 올해 포스트시즌은 남의 잔치가 됐지만, 마지막까지 안방에 불러들인 상대를 곱게 보내주지 않는 두산의 끈기에 4강 싸움은 더욱 흥미를 더하고 있다. 두산이 있어 LG와 SK 모두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