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2013시즌)에 야구 그만두려고 했었다고 들었다.”
이혜천(35, NC)이 부활했다. 올 시즌 최고 구속은 149km.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NC는 풍부한 가을야구를 소화한 이혜천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NC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혜천을 선택한 것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지난 시즌 김경문 감독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옛 제자’ 이혜천을 데려오면서 “1군 즉시 전력이다.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2005년과 2006년 각각 평균자책점 3.95와 2.79로 특급 활약을 펼쳤지만 일본에서 복귀한 후 2011년 평균자책점 6.35, 2012년 7.45, 지난 시즌 11.57을 기록하며 내리막길을 걸었던 이혜천.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올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다. 스프링캠프서부터 몸을 만들었지만 결국 개막전 엔트리 입성에는 실패한 것. 지난 4월 18일 마산 삼성전 322일 만의 등판을 시작으로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6월까지 5경기에서 3이닝 6피안타 2탈삼진 4볼넷 4실점 평균자책점 12.00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믿었다. 시즌 중에 이혜천이 좋지 않을 때도 “(이)혜천이는 시간이 지나서 언젠가 팀에 중요할 때 해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1군과 퓨처스리그를 오고간 이혜천은 7월 이후 부활에 성공했다. 7월 이후 19경기에서 14이닝 3실점(2자책)으로 평균자책점 1.29로 좋다.
무엇보다 패스트볼 구속이 늘었다. NC 전력 분석에 따르면 이혜천의 올 시즌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9km를 찍었다. 후반기에 나온 것. 스프링캠프 때보다 5km 정도 늘어났다. 최일언 투수코치도 이혜천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좌완불펜은) 손정욱 혼자였는데 혜천이가 보탬이 됐다. 요새는 더 잘 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구속증가에 대해 최 코치는 “열심히 한 거겠죠. 계속 2군 쪽에서 열심히 했다는 증거다. 우리가 (2차 드래프트에서) 찍어서 왔는데 ‘한 번 더 해볼까’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스프링캠프 때도 열심히 했다. 그런데 솔직히 작년에 그만둔다고 해서 몸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시즌 시작은 늦었다. 그래서 그 때부터 노력했는데도 시간이 걸린거다”라고 말했다. “작년(2013시즌)에 야구 그만두려고 했었다고 들었다”는 게 최 코치의 전언.
이혜천의 생각은 어떨까. 지난 9일 대구 삼성전에서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역대 73번째 1,000이닝을 돌파한 이혜천. 구속 증가에 대해 “평소와 다를 것이 없게 던졌다. 오늘 같은 경기 포스트시즌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집중해서 던지고 있다. 결과보다 마음먹은 대로 상황이 풀어져서 고무적이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구단 홍보팀을 통해 전했다. 구단은 믿었고 이혜천은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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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천 16일 현재 올 시즌 성적 - 24경기 1승 1홀드 17이닝 22피안타 16탈삼진 10사사구(8볼넷) 평균자책점 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