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2014 시즌은 실패에 가깝다. 우승을 목표로 내세우고 호기롭게 시즌을 출발했지만 여러 고비를 넘지 못하고 7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롯데가 이제 거둘 수 있는 최고의 성적은 공동 6위, 두산이 남은 2경기에서 한 번이라도 이기든지 아니면 롯데가 남은 1경기를 지면 7위가 확정된다.
롯데의 올해 야구는 실패했지만 선수 개인기록은 영원히 남는다. 롯데 타자들은 타고투저 현상 속에 두 명의 선수가 데뷔 첫 3할 타율을 달성했다. 일단 황재균이 15일 현재 타율 3할2푼2리를 기록했고, 나머지 한 명은 타율 3할7리로 규정타석 3할을 확정지은 박종윤이다.
올해 박종윤은 스윙을 교정하고 큰 효과를 봤다. 어퍼스윙에서 레벨스윙으로 바꾼 게 그대로 주효했다. 강점이었던 낮은 공은 그대로 자신있게 치고, 이제는 높은 공도 어깨를 닫아놓은 채 공략할 수 있게 됐다.

약점보완은 타율상승으로 이어졌다. 입단동기 이대호의 일본진출 후 주전 1루수 자리를 꿰찼던 박종윤이지만 2012년 타율 2할5푼7리 9홈런 47타점, 2013년 타율 2할5푼5리 7홈런 58타점에 그쳤다. 뛰어난 수비력을 갖춘 박종윤이지만 한 팀의 주전 1루수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이었다.
결국 롯데는 1루수 자원인 최준석과 루이스 히메네스를 동시에 영입했다. 다들 박종윤의 자리는 없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지만 박종윤은 경쟁에서 승리했다. 시즌 초 최준석이 부진할 때 주전 1루수로 출전했고, 최준석과 히메네스가 동시에 출전할 때에는 좌익수로 변신해 자리를 지켰다.
이미 데뷔 후 최다경기와 최다타수, 최다안타, 최고타율까지 모든 기록을 새로 쓴 박종윤이다. 남은 경기와 무관하게 박종윤은 3할 달성이 확실하다.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투수로 입단했다가 타자로 전향했고, 노력 하나로 롯데 1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2011년에는 이대호의 백업과 대타로 출전하며 타율 2할8푼2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고 드디어 만 32세, 프로입단 14년 만에 3할 타자가 됐다.
언제까지나 만족할수만은 없다. 박종윤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한다. 올해 3할 타율을 했지만 내년 또 다른 경쟁이 그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타자는 한 번 타율 3할을 달성하면 한 단계 성장한다. 그래서 2014년 경험이 박종윤에게는 너무나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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