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감독 이상민의 색깔은 ‘빠른 농구’다.
이상민 감독이 드디어 프로 첫 승을 신고했다. 서울 삼성은 15일 오후 7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홈팀 안양 KGC인삼공사를 연장 접전 끝에 92-90으로 잡고 시즌 첫 승(2패)을 신고했다. 개막 후 오리온스와 SK에 연패를 당한 이상민 감독은 프로감독으로서 애타게 기다리던 첫 승을 기록했다.
승패를 떠나 이상민 감독은 ‘빠른 농구’라는 특유의 색깔을 삼성에 꾸준히 주입했다. 감독을 맡은 첫 해에 자기 색깔을 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이상민 감독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자기만의 전술을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상민 감독은 11일 오리온스와의 개막전에서 72-79로 석패했다. 속공에서는 4-0으로 오리온스를 이겼다. 12일 SK전도 삼성은 속공에서 7-7로 균형을 이뤘다. 상대가 KBL 최고의 속공 마무리 능력을 갖춘 김선형이란 점을 감안할 때 인상적인 경기였다. KGC전에서도 삼성은 속공에서 4-2로 앞섰다. 그만큼 일관적으로 빠른 농구를 했다.
이상민표 빠른 농구의 선봉장은 이시준이다. 첫 3경기서 평균 15점을 넣은 이시준은 삼성의 1등 공격수다. 대부분의 득점루트가 속공과 3점슛이었다. 이시준은 3점슛 38.1%를 기록 중이다. 특히 빅맨들이 원터치로 뿌려주는 아울렛 패스를 속공으로 받아먹은 경우가 많았다. 이시준의 폭발적인 스피드는 삼성의 1등 무기였다.
첫 승을 신고한 이상민 감독은 “선수들에게 공격에서 주저하지 말라고 했다. 나오는 볼을 자신 있게 던지라고 했다. 작년에 24초에 많이 걸려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자신감이 없다보니 슛률이 좋았다 나빴다 했다. 올 시즌에는 이동준, 김준일, 키스 클랜턴의 패스워크가 좋아 다양한 패턴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물론 과제도 있다. 삼성은 1차 속공이 막혔을 때 2차에서 지공을 풀어가는 능력이 약하다. 특히 골밑에서 확률 높은 공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삼성은 2패를 당한 첫 2경기 페인트존 득점에서 64-98로 크게 뒤졌다. 반면 KGC전에서는 48-38로 앞섰다. 이동준(24점)과 키스 클랜턴(19점)의 활약 덕분이었다. 하지만 기대를 모은 1순위 외인 리오 라이온스는 단 4득점에 그쳤다.
이상민 감독은 “사실 리오가 뛰어주면 괜찮은데 통하지 않았다. 지역방어를 리오가 잘 풀어주고는 했다. 3번이 확실하지 않은데 김명훈이 고비 때마다 하나씩 넣어줘서 좋았다. 임동섭이 올 때까지 이 체재로 가야 한다. 차재영의 부상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걱정을 드러냈다.
앞으로 삼성의 성적은 빠른 농구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골밑에서 얼마나 확률 높은 득점을 올리느냐에 달렸다. 외곽성향이 짙은 리오 라이온스의 분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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