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미리, 이기적인 모정이라 비난 받을 게 아니었다[연예산책]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10.16 11: 47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얼마 전 중견 연기자 임영규가 TV 프로 등에서 자신의 과거사를 후회하며 오래 전에 헤어진 딸을 향해 애틋한 부성애를 드러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당시 이런 내용을 담은 방송 모니터 기사가 나간 뒤 임영규와 한때 부부의 연을 맺었던 견미리 측으로부터 항의가 들어 왔다. ‘(임영규의 방송 중 딸에 대한 언급 부분이)잊고 사는 가족들에게 피해가 되니 기사를 내려달라’고 했다.
임영규가 가니 채널A ‘분노왕’ 녹화에서 과거 견미리와의 이혼 배경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다”고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며 울분을 터트렸을 정도이니 견미리의 심정은 십분 이해가 갔다. 하지만 딸을 보고 싶다고 한 부정을 문제 삼는 대목에서는 ‘너무 비정하거나 이기적인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은 것도 사실이다.
1980년대 훈남 탤런트로 큰 인기를 모았던 임영규는 그 시절 미녀 스타 견미리와 연예계 커플로잘 사는 가 했더니 도박과 빚으로 가산을 탕진하고 이혼 후 종적을 감췄다. 이후 행적에 대해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재기를 꿈꿨지만 사업경영 경험 부족과 도박중독으로 부모에게 물려받은 165억 원을 한 순간에 탕진했다”며 “지인이 운영하는 라이브카페에서 노래하는 것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며 연기자로서 재기할 날을 준비중”이라며 지금의 고단한 삶을 털어놨다.

이날 임영규는 “혼자 외로운 생활을 하다가 네 살 때 헤어진 딸의 데뷔 소식을 우연히 인터넷으로 접했다”며 “20년 만에 딸의 얼굴을 보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다시 두 딸을 만난다면 기절할 것 같다. 언젠가 딸과 한 작품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도 낳은 정이 있는데, 십 수 년 헤어져 산 딸들 이야기를 하며 보고 싶다고 눈물 짓는 임영규의 부성을 원천봉쇄 하려는 듯한 견미리 측 처사에 화도 났다.
하지만 이후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들은 기자의 판단에 명백한 오류가 있었다는 걸 증명하는 듯 하다. 엄마의 품에서 곱게 잘 자란 딸들이 연예계 새싹으로 쑥쑥 커나가는 즈음에, 임영규는 진실과 속사정이야 어찌됐건 계속해 신문 사회면에 오르내리며 물의를 빚고 있다. 이래서는 한 번 상처 줬던 딸들의 가슴에 두 번 못질하는 행동이 아니겠나 싶을 정도다.
이미 연기자로 자리 잡은 큰 딸은 지난 해 한 예능프로에서 "어렸을 때부터 사실 배우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주변에서 '엄마 따라 배우 해야지'라는 말을 듣는 게 정말 싫었다. 절대 연예인 하지 말아야지 다짐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요즘 연기를 천직으로 알고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로 주위의 칭송이 자자하다. 그 동생도 최근 성공적인 드라마 데뷔를 마쳤고 두 자매는 연기와 노래, 미모 등 타고난 재능을 바탕으로 밝은 미래가 기대되고 있다.
톱스타 차승원이 최근 마음으로 낳아 기른 아들을 놓고 친부에게 억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며칠 동안 연예계 가십란을 장식한 그 사건의 피해는 고스란히 아들에게 돌아갔다. 임영규의 애틋한 딸 사랑도 이런 모양새로 변질되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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