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불펜야구가 가을에 빛을 발하고 있다. 29년만의 포스트시즌에서 패배 없이 파죽의 8연승을 달리고 있는 캔자스시티 로열스. 강력한 불펜을 앞세워 이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겨냥하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짜릿한 끝내기 역전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탄 캔자스시티는 디비전시리즈에서 리그 최고 승률팀 LA 에인절스를 3연승으로 제압하더니 챔피언시리즈에서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4전 전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포스트시즌 시작과 함께 8연승은 메이저리그 최초의 일. 상대의 빈틈을 노리는 공격적인 주루와 찬스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 그리고 상대 공격 흐름을 차단하는 놀라운 수비력까지 캔자스시티는 모든 게 척척 맞아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강력한 불펜이다.

캔자스시티가 포스트시즌에서 거둔 8승 중 6승이 구원승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팀 평균자책점 2.93으로 마운드가 탄탄한 캔자스시티는 선발(3.80)보다 구원(1.80) 평균자책점이 두 배 이상 낮다. 포스트시즌 진출 10개팀 통틀어 구원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은 팀이 바로 캔자스시티다.
무려 4번의 연장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캔자스시티는 불펜이 35이닝을 던지며 7점밖에 주지 않고 있다. 피안타율이 1할7푼9리에 불과하고, 탈삼진(36개)이 볼넷(13개)보다 3개 가까이 더 많다. 피OPS도 .482로 가장 낮은 캔자스시티 불펜은 홈런도 하나밖에 맞지 않았다. 거의 철벽 수준이다.
ESPN은 지난 16일 '캔자스시티 구원투수들이 믿기지 않는 챔피언십시리즈를 만들었다. 3승을 올리며 16이닝 동안 2실점만 주며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했다'며 '지난 1988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3승·0.61)에 이어 두 번째 챔피언십시리즈 3구원승을 거둔 팀이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오클랜드도 보스턴 레드삭스를 4연승으로 스윕하며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캔자스시티 불펜의 핵심은 켈빈 에레라(8경기·8⅓이닝·2홀드·1.08) 웨이드 데이비스(8경기·9⅓이닝·2승2홀드·0.96) 그렉 홀랜드(8경기·8이닝·6세이브·1.13) 3인방. 세 투수의 도합 성적은 2승6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1.05로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특히 챔피언십시리즈에 마무리 홀랜드는 1988년 데니스 에커슬리(오클랜드·ALCS) 1996년 존 워틀랜드(뉴욕 양키스·월드시리즈)에 이어 역대 3번째 시리즈 4세이브 투수가 됐다.
캔자스시티는 포스트시즌 8경기 중 연장승이 4경기 있고, 1점차 승리도 4경기나 있다. 2점차 승리도 2경기 포함돼 있는 등 2점차 이내 승리만 6번이나 된다. 3점차 승리도 1경기. 하나 같이 피 말리는 접전 승부였지만, 캔자스시티는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접전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 철벽불펜의 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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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라-데이비스-홀랜드(왼쪽부터). AFPBBNews=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