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된 재료는 넘쳐날만큼 가득이다. 이젠 그 재료들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해 조화를 이뤄낼지가 급선무다. 파일럿을 끝내고 정규편성 첫방에 돌입한 MBC '헬로! 이방인'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16일 방송된 '헬로 이방인'(연출 유호철 강궁)에는 요즘 방송계의 핫한 트렌드가 한곳에 총집결했다. 복수의 외국인 출연자, 관찰 예능프로, 동거, 그리고 러브라인이 한 회만에 몽땅 등장했다. 자칫 '투머치(too much)'로 보여질 소지가 다분한 것은 어쩔 수 없다.
한국어에 능숙한 다수의 외국인이 출연해 대화하는 모습은 자연스레 종편채널 JTBC '비정상회담'을 떠올리게 만드는 요소다. 물론 토크쇼가 아닌 관찰 예능이라는 점, 남녀가 출연한다는 점 등은 분명한 차별점을 긋는다. 다만, 이젠 외국인들이 단순히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장면만으로는, 시청자의 웃음을 공략하기가 역부족이라는 게 중요하다.

무려 9명이나 되는 이방인 멤버 중, 힙합그룹 M.I.B.(엠아이비) 멤버 강남, 배우 후지이 미나를 제외한다면 대다수가 방송 출연경험이 전무한 일반인이라는 부분이라는 점은 초반 시청자 진입 장벽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 출연자들의 얼굴과 이름, 특성을 파악하는 데까지 많은 시간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들이 한데 어울려 생활하는 모습은 SBS '룸메이트'나 케이블채널 올리브TV '셰어하우스'를 바로 떠올리게 만든다. 첫 대면한 이들이 한 공간에 머물며 어색한 남남에서 시작해, 가족을 연상케 할 정도로 가까워지는 콘셉트가 그러하다. 함께 장보고, 요리하고, 밥도 먹으며, 같은 공간에서 잠드는 모습이 낯설지 않은 이유다.

러브라인도 빠뜨리지 않았다. 강남이 아미라를 향해 표현한 호감, 미나에게 향한 존의 호감은 추후 러브라인으로 번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차회 예고편에는 미나와 존의 묘한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괜히 외국인판 '우리 결혼했어요'로의 발전은 부디 피하길 바랄 뿐이다.
기대요소도 있다. 최근 강력한 '예능 포텐'을 터뜨리며 지상파와 종편을 넘나드는 강남의 행동들이 가져오는 예측불허의 웃음 코드는 '헬로 이방인'에서도 유효했다. 또한 다수의 인기 포맷들을 차용해 한데 조합했다는 건, 결국 많은 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풍부하게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시청률면에서의 선전을 기대해 볼만도 하다. 물론 여러 포맷들이 조합되는 과정에서, 충분한 조화는 필수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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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이방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