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 종착역’ LG, 2년 연속 최종전 기적 노린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10.17 06: 05

LG 트윈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서 기적의 방점을 찍으려 한다. 2013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서 2위를 확정지은 것처럼, 2014시즌도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서 4위 수성을 노리고 있다. 
얽히고설킨 LG와 SK의 4위 확정 공식도 이제는 간단해졌다. LG가 17일 사직 롯데전서 승리하거나, SK가 목동 넥센전서 패하면, LG가 4위로 마산행 버스에 오른다. 반대로 SK의 4위 경우의 수는 하나다. 목동 넥센전을 승리하고, LG가 사직 롯데전서 패해야 한다. 여전히 주도권은 LG에 있는 셈이다.
지난해 LG의 2위 확정과는 반대양상이다. LG는 2013년 10월 5일 잠실 두산전을 이겼고, 넥센이 대전 한화전에서 패하면서 페넌트레이스 2위가 됐다. 두 경기 모두 역전승이었던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잠실구장을 찾은 팬들의 환호가 컸었다. LG가 10년 동안 이어진 암흑기의 마침표를 제대로 찍은 순간이었다.

올해는 ‘AND' 공식이 아닌 ‘OR’ 공식이다. 때문에 LG는 SK가 지기만 해도 목표를 달성한다. 하지만 최종전서 승리하면 4위 확정과 더불어 5할 승률까지 이룬다. 2014시즌을 63승 63패 2무로 마무리, 5할 ‘-16’을 극복한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팀이 된다. 포스트시즌이 상위팀 끼리의 맞대결임을 생각하면, 5할 승률을 맞추는 게 그림이 좋다.
전망은 밝은 편이다. 최근 2경기를 내준 LG지만, 올 시즌 롯데와 상대전적에서 9승 5패 1무로 우위에 있다. 선발투수 우규민 역시 롯데전에 4번 마운드에 올라(3번 선발 등판, 1번 불펜등판)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41로 호투했다. 타선에선 박용택이 롯데전 타율 3할9푼2리 OPS 1.066으로 괴력을 발휘했다. 사직구장 성적은 더 좋다. 7번의 사직구장 경기서 타율 4할4푼 OPS 1.120을 찍었다. 박용택은 이번 원정길에 오르기 전 "이렇게 시즌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야구는 분위기 싸움이기 때문에 좋은 분위기에서 포스트시즌에 들어간다면, 큰 힘이 된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걸림돌이 있다면, 롯데 선발투수 옥스프링이다. 2007시즌 중반부터 2008시즌까지 1년 반을 LG에서 뛰었던 옥스프링은 지난해 롯데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 돌아왔다. 그리고 2년 동안 친정팀과 다섯 번 맞붙어 평균자책점 3.15로 호투했다. 모든 경기서 6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4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1승 2패에 그쳤으나, 안정적인 투구로 자기 몫을 다해왔다. 이번 최종전에 시즌 10승이 달린 경기인 만큼, 어느 때보다 더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양상문 감독과 롯데의 인연이다. 부산 출신인 양 감독은 1985년부터 2년 동안 롯데서 활약했다. 1993년 은퇴 후 1994년부터 2001년까지는 롯데 코치였다. 그리고 2004년부터 2년간 롯데 감독을 역임했다. 이후 2010년 롯데 투수코치를 하면서 롯데와 두터운 연인을 맺었다. 신기하게도 지난 5월 13일 LG 감독 데뷔전 상대도 롯데였다. 고향에서 올해 가장 중요한 경기를 치르는 양 감독이 친정팀을 상대로 웃을지도 관심거리다.
한편 LG 선수단은 지난 14일 잠실구장을 떠나며 일주일치 짐을 쌓다. 준플레이오프 일정이 정규시즌 다음날부터 마산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4위가 확정될 경우를 대비했다. LG 선수단 모두 이번 원정이 오는 21일 잠실구장으로 돌아오는 긴 여행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