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윤지의 왜때문에] '병맛'이라는 온라인 은어가 있다. 개연성이 부족하고 이상한 내용인 듯싶지만 묘한 웃음을 안길 때 흔히 사용한다. 이런 '병맛' 코드가 가득한 지상파 드라마가 시청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바로 18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주말드라마 '모던 파머'(극본 김기호, 연출 오진석)이다.
'모던 파머'는 농촌으로 귀농한 4명의 록밴드 멤버들의 꿈과 사랑, 우정을 담아낸 작품이다. 독특한 설정은 물론 앞서 공개된 하이라이트만 봐도 톡톡 튀는 전개가 눈길을 끈다. 인물들의 과장된 표정이나 리액션 등도 인상적이다. 이처럼 곳곳에 심어진 코믹 요소들이 유쾌한 분위기를 이끈다. 이면에는 청년실업, 비정규직 등 20대들의 고민거리들이 놓여 있어 이야기의 깊이를 더한다.
하이라이트를 보며 킥킥대다 보면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정말 주말극이 맞는지 말이다. 가족드라마 일색인 주말극에서 록밴드의 귀농 이야기는 낯설게 느껴진다. tvN '푸른거탑'을 포함해 MBC '논스톱' '안녕, 프란체스카' '김치 치즈 스마일' 등 다수 시트콤을 집필한 김기호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또 '모던 파머'는 총 20부작이다. 40부작에서 50부작으로 기획되는 기존 주말극과는 호흡부터 다르다.

일각에서는 시트콤에 가까운 주말미니시리즈가 시청률을 주도하는 중장년층을 사로잡기에 거리감이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 김기호 작가는 16일 열린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블채널에서 볼 법한 강도 높은 코미디는 제작진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이것이 과했을 때 유치하거나 장난스럽게 볼 수도 있다"면서도 "지상파에 왔다고 해서 꼭 '지상파스러운' 코미디를 해야 하는가 싶었다. 내가 잘하는 걸해야 100%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신선하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5월 SBS는 해당 시간 대 드라마를 미니시리즈 형태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또한 작품마다 신인작가와 신인배우를 적극 등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의미 있는 시도다. 무작정 시청률을 쫓기보다는 한국형 장르물을 시도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꾸준히 해온 SBS다. 천편일률적인 주말극 공식에서 벗어나 재기발랄한 주말미니시리즈를 내놓은 SBS의 과감한 시도가 시청자들의 응답을 받을지 주목된다.
'모던 파머'는 18일 오후 8시 45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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