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별전 패배' 김응룡, 고난의 한화 감독 2년 마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0.17 21: 42

고난의 2년이 끝났다. 김응룡(73) 감독이 한화에서 2년 생활을 마감했다. 2년 계약기간 만료와 함께 팀을 떠난다.
김응룡 감독은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원정경기를 끝으로 2년간 한화 감독 생활을 모두 마쳤다. 2년 연속 9위 최하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쓸쓸히 퇴장하게 됐다. 천하의 한국시리즈 우승 10회 우승 명장도 암흑기의 한화를 구하지 못했다.
김응룡 감독은 지난 2012년 10월8일 한화 제9대 사령탑에 부임했다. 8년 공백이 있었지만 최고령 감독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해태에서 4연패 포함 9차례 우승 금자탑을 쌓은 뒤 삼성에서도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전설의 명장' 등장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김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프로는 우승 아니면 의미 없다.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꼬였다. 절대 에이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게 결정타였다. 김 감독은 "류현진 하나 믿고 왔는데 떠나버렸다"고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FA 영입에도 실패한 별다른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않은 2013년, 한화는 역대 개막 최다 13연패 수렁에 빠졌다. 김 감독도 8년 만에 돌아온 현장에 쉽게 적응 못했다. 급한 마음에 선발투수를 당겨쓰고, 구원투수 혹사로 자충수를 뒀다. 첫 해 42승85패1무 승률 3할3푼1리로 야구 인생에서 처음으로 최하위 수모를 당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FA 정근우·이용규를 영입하며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선수들 가세로 탈꼴찌를 넘어 4강 한 자리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나 시즌 초반 마무리 부재에서 시작된 투수력 붕괴와 유격수 송광민, 지명타자 이용규 카드가 패착이 되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시즌 초반 떨어지자 회복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시즌 최종전이 된 이날 KIA전에서도 9회말 끝내기 폭투로 인해 4-5 허무한 패배를 당했다. 5여패로 시즌을 끝내며 49승77패2무 승률 3할9푼2리로 순위는 9위 그대로였다. 2년 연속 최하위. 2년 동안 256경기 91승162패3무 승률 3할6푼이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을 남겼다. 김 감독은 "2년이 마치 20년 같았다"며 한화에서 시간이 고난의 세월이었다고 했다.
비록 한화에서 2년 연속 최하위로 수모를 겪었지만 김 감독이 지금껏 쌓아온 한국야구 최고의 명장이라는 역사는 부정할 수 없다. 1983~2000년 해태, 2001~2004년 삼성, 2013~2014년 한화에서 24시즌 통산 2935경기 1567승1300패68무 승률 5할4푼7리. 역대 최다경기·최다승·최다우승의 주인공이다. 포스트시즌 통산 92경기 55승32패5무 승률 6할1푼1리를 기록했고, 한국시리즈에서는 44승19패5무 승률 6할9푼8리로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마지막 2년이 아쉽지만 김 감독이 쌓은 역사는 길이 남을 것이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