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운명 가른 염경엽의 '독한 야구'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10.17 21: 35

"저희는 그냥 최선을 다할 겁니다".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의 고집이 4강 싸움의 희비를 갈랐다.
넥센은 1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전에서 선발 헨리 소사의 6⅓이닝 2실점(1자책) 호투와 3안타(1홈런) 3타점 활약한 유한준을 앞세워 7-2 승리를 거뒀다.

이날 넥센을 꺾은 뒤 LG가 롯데에 패할 경우 자력으로 4위에 진출할 수 있었던 SK는, 허무하게 넥센에 패하며 4강 싸움이 좌절됐다. 4강 싸움의 키를 쥔 염 감독의 '독한 야구'가 SK의 '가을 야구의 꿈'을 꺾었다.
염 감독은 이날 최강 라인업을 그대로 내세웠다. 각 선수들에게 기록이 달려 있었기 때문. 염 감독은 "기록도 있고 다른 팀에 오해받기 싫다'고 말했다. 혹시 주전을 기용하지 않았다가 '져주기' 논란에 휩싸일 수 있음을 감안한 것이다.
이날 넥센은 5-2로 앞선 7회 소사가 흔들리자 필승조인 조상우 카드를 꺼냈다. 6-2로 달아난 8회에는 한현희를, 7-2로 벌어진 9회에는 마무리 손승락을 등판시키는 등 평소보다 더 빡빡한 '투수 기용'을 선보였다. SK의 추격 의지는 넥센 필승조 앞에서 흐트러졌다.
염 감독은 무엇보다 자신과 선수들의 자존심을 중요시하는 감독 스타일이다. 이미 플레이오프 직행이 확정된 뒤에도 모든 선수들의 기록을 챙겨주기 위해 풀 멤버를 가동했다. 의도치 않게 4강 싸움에 끼어들게 된 시즌 최종전에서도 염 감독의 '독한 야구'는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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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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