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 안녕' 전준우, 최종전 훨훨 날았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10.17 22: 15

2010년, 롯데 자이언츠는 대형 외야수의 등장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장타력에 타격 정확도, 빠른 발까지 동시에 갖춘 '5툴 플레이어'에 롯데 팬들은 '전트란'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바로 롯데 외야수 전준우(28) 이야기다.
2008년 롯데에 입단한 전준우는 2년 동안 1군 41경기에서 경험을 쌓았고, 2010년 혜성처럼 떠오르며 타율 2할8푼9리에 홈런 19개 16도루, 57타점을 올려 순식간에 주전 중견수로 도약했다. 2011년에는 포지션을 3루수로 전환하며 초반 고전했지만 다시 중견수로 돌아간 가운데 전 경기에 출장, 타율 3할에 11홈런 23도루 64타점 97득점을 올렸다. 그 해 롯데 톱타자 전준우는 득점왕에 올랐다.
이때까지 전준우는 탄탄대로를 달렸다. 하지만 2012년 발목 부상을 입고 중심타선에 배치되는 부담감까지 이겨내지 못하며 타율이 2할대 중반으로 곤두박질쳤다. 2013년에는 타율을 2할7푼5리까지 올렸지만 7홈런 66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리고 올 시즌, 전준우는 아시안게임 출전을 목표로 내걸고 각오를 다졌다. 타격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타고투저 속에서도 타율 3할을 넘기지 못했고 결국 아시안게임 엔트리 탈락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그래도 전준우는 2할9푼2리 14홈런 66타점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홈런은 2010년 이후 최다, 타점은 작년에 이어 최다였다. 타율 역시 2011년 이후 최고 타율이다.
17일 사직 LG 트윈스전은 전준우의 고별전이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군입대를 해야 하는 전준우는 이미 경찰청 면접을 봤다. 롯데는 군입대 예정선수를 일찌감치 1군에서 제외했지만 전준우만은 최종전 출장을 위해 남겨뒀다. 롯데 외야를 5년 동안 지킨 주전 중견수가 홈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는 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전준우는 LG를 상대로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최종전 승리를 이끌었다. 이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전준우를 2015년에도, 2016년에도 볼 수 없다. 롯데 팬들은 2년 뒤 건강하게 돌아 올 그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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