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 행진’ 오승환, 시리즈 MVP 보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0.18 06: 10

연일 세이브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오승환(32, 한신)이 한치의 피로감도 보이지 않은 채 순항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승환은 17일 도쿄돔에서 열린 클라이막스 시리즈(센트럴리그) 파이널 스테이지(FS)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3차전에서 팀이 4-2로 앞선 8회 2사 1,2루라는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추가 실점을 막고 세이브를 챙겼다. 1⅓이닝 동안 안타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은 반면 삼진은 2개를 잡아내며 요미우리의 막판 추격을 뿌리쳤다.
2005년 이후 일본시리즈 진출 경력이 없고 일본시리즈 우승의 기억은 1985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한신이다. 그런 한신은 한 판을 먼저 접어주고도 3승1패를 기록, 이제 9년 만의 일본시리즈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겨놓은 상황이다. 세 경기에서 모두 세이브를 챙기며 팀의 승리를 지킨 오승환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제기되는 것이 MVP 수상에 대한 가능성이다. 물론 한신의 다른 선수들도 최선을 다해 플레이를 하고 있다. 특히 4번 타자인 마우로 고메스는 1·3차전에서 각각 3타점씩을 수확하며 팀 타선의 해결사 몫을 톡톡히 했다. 더 강렬한 인상이 남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3점차 이내 박빙의 상황에서 요미우리의 막판 추격을 매번 뿌리친 오승환의 공도 무시할 수 없다. 만약 한신의 일본시리즈 진출을 확정짓는 세이브까지 올린다면 점수는 더 높아질 것이 확실하다.
특히 빡빡한 일정을 버텨내고 있다는 점은 현지 언론의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오승환은 17일 현재 정규시즌까지 포함해 팀의 10경기에서 연속 등판 중이다. 마치 매일 경기에 뛰는 타자처럼 등판하고 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히로시마와의 퍼스트 스테이지 2경기를 포함, 5경기에서 모두 무실점을 기록하며 총 4차례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요미우리와의 3차전 이후 일본의 많은 언론들도 오승환의 이런 불굴의 투지에 감탄사를 보냈다.
오승환은 한국프로야구에서 활약하던 시절인 2005년과 2011년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2011년 당시에는 팀의 승리를 모두 지켜낸 기억이 있다. 한국에서의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은 2승3패13세이브 평균자책점 1.29로 압도적이었고 13세이브는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이다. 일본에서도 이런 기록에 주목하며 한껏 기대를 부풀렸는데 오승환은 그에 완벽하게 부응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오승환 스스로는 MVP에 대한 큰 욕심이 없다. 오승환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MVP를 타게 되면 팀이 이긴다는 의미”라며 개인 수상보다는 팀의 일본시리즈 진출에 더 큰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열심히 던진 만큼 그 대가를 받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오승환이 팀의 일본시리즈 진출과 함께 개인적인 명성을 드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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