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8위. 그런데 지나간 과거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KIA가 2년 연속 8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12년부터 최근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하면 1998~2001년 4년 연속 탈락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긴 암흑기다. 1998~2001년은 해태 말기로 구단 재정이 넉넉하지 못할 때였지만 최근 3년의 KIA는 투자를 할 만큼 했다.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당장 올 시즌을 끝으로 키스톤 콤비 안치홍과 김선빈이 나란히 군입대한다. 통산 10번째 우승을 일군 지난 2009년부터 6년 동안 KIA의 내야를 책임졌던 키스톤 콤비의 동반 입대는 큰 공백이 될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 에이스 양현종도 해외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KIA와 3년 계약기간이 만료된 선동렬 감독도 걱정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선 감독은 17일 최종전을 앞두고 "올해보다 내년이 더 힘든 해가 될 것이다. 내야 2명에 선발도 1명 빠지는데 보강되는 전력은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FA 영입을 하더라도 기존에 빠져 나가는 전력이 커보인다.
KIA는 지난해에도 에이스 윤석민이 미국 무대로 진출하고, 이용규가 한화로 FA 이적하며 전력에 치명상을 입었다. 이용규가 빠진 자리는 또 다른 FA 이대형 영입으로 어느 정도 메웠지만, 윤석민이 빠진 마운드 공백은 심각했다. 선 감독이 윤석민의 대체자로 기대를 건 김진우과 송은범 모두 기대이하였다.
선 감독은 "김진우가 시범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게 아쉽다. 2달 이상 경기에 나가지 못했고, 돌아온 후에도 밸런스가 좋지 못했다. 송은범도 마무리훈련부터 열심히 했는데 아쉬웠다"고 말했다. KIA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5.82로 1999년(5.21)을 넘어 구단 역대 최악이었다. 역대 최악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한화(6.35)가 아니었다면 이 부문 최하위는 KIA의 몫이었다.
마운드 상황이 이러한데 양현종마저 빠지면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올해 실패한 외국인 마무리 카드를 포기하고 외국인 선발 2명으로 돌려도 그들이 성공하낟고 장담할 수 없다. 시즌 막판 심동섭을 마무리로 발굴했지만 한 시즌 동안 검증된 게 없다. 몇몇 포지션을 빼면 투타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만을 안은 선수단 구성이 됐다.
선동렬 감독은 "투수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내외야 수비 모두 아쉬웠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 많았고, 득점권 타율마저 가장 안 좋았다.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도 필요하다"며 "방법이 없다. 어쩔 수 없이 (젊은 선수들을) 키워야 한다. 함평훈련장이 생기며 계속 육성하고 있다. 거의 물갈이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대대적인 선수단 쇄신만이 돌파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장 선 감독의 자리도 보장되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 아무런 결정이 안 내려졌고, KIA의 미래도 물음표로 가득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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