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실패’ SK, 세대교체 가능성은 큰 수확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0.18 07: 04

SK의 시즌은 더 연장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쓴맛을 보며 올 시즌을 접었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는 질적으로 다른 탈락이다.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봤다는 것은 SK의 2014년 큰 수확이라고 할 만하다.
SK는 1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시즌 최종전에서 2-7로 패함에 따라 5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시즌 막판 저력을 선보이며 눈부신 질주를 거듭한 SK는 이날 승리할 경우 LG-롯데전 결과에 따라 역전 4강을 노려볼 수도 있었으나 제풀에 무너졌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달성한 SK였으나 2013년과 2014년은 모두 가을잔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2013년과 2014년은 내용적인 측면에서 적잖은 차이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2013년이 말 그대로 ‘허무하게’ 무너진 시즌이었지만 2014년은 가능성을 남긴 채 희망적인 분위기에서 시즌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세대교체에 대한 두근거림이 있다. 팀 사정 속에 대거 전면에 등장한 젊은 선수들이 한 시즌 동안 경험을 쌓는 것과 동시에 주축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점은 SK의 수확이었다.

타선에서의 세대교체는 도드라졌다. 이명기 한동민 등을 앞세워 지난해부터 야수진의 세대교체를 꾀한 이만수 SK 감독의 전략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며 끝났다. 지난해 당한 발목 부상으로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었던 이명기는 후반기 4할1푼3리의 맹타를 휘두르며 ‘후반기 타격왕’에 이름을 올렸다. 정근우의 이탈로 리드오프 부재가 큰 문제로 떠올랐으나 2년 연속 가능성을 내비친 이명기의 등장 속에 SK는 장기적 근심거리를 덜게 됐다.
여기에 전반기 3할9푼4리의 맹타를 휘두르며 화려하게 등장한 이재원의 발견도 값진 수확이라 할 만하다. 비록 후반기 부진이 아쉽지만 이재원은 올 시즌 포수로서도 많은 경기에 출전하며 차세대 대형 포수 출현의 서곡을 알렸다. 좀 더 포수로서 경험을 쌓으면 장기적으로 SK의 안방을 책임질 자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유격수 김성현은 타격과 수비에서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며 주전 유격수로 거듭났고 임훈은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할 자격과 기량이 있음을 보여줬다. 그 외 김재현 박계현 신현철 등 야수들도 한 시즌 내내 경험을 쌓으며 후일을 기약했으며 한동민 김도현은 군 문제를 해결한 뒤 가세하는 예비 자원이 될 전망이다.
불펜 자원들을 키우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선발진에서는 여건욱과 문광은이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히 자신감을 찾은 여건욱은 후반기 등판에서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이며 차세대 10승 투수의 기대감을 부풀게 했다. 준비 시간이 짧았던 문광은은 겨울 동안 차분히 가다듬을 경우 내년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매력적인 우완 투수가 될 가능성을 남겼다. 내년에 합류하는 정우람과 돌아올 박희수, 그리고 최근 제대해 팀에서 기대를 걸고 있는 서진용까지 포함하면 마운드 구상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고무적인 것은 대부분이 군 문제를 해결한 20대 중반의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올 시즌 경험이 끊이지 않고 향후 계속 이어질 수 여건이다. SK는 팀의 왕조를 이끌었던 선수들이 이제는 30대 초중반에 이른 경우가 많다.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도 있어 베테랑 선수들이 내년에도 모두 팀에 남는다는 보장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3~4년 뒤를 내다본 점진적인 세대교체는 필수라고 볼 수 있다. 그 그림을 그렸다는 점에서 2014년은 SK의 향후 5년에 중요한 시기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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