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골’ 박주영, 기도 세리머니는 없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10.18 07: 31

데뷔전에서 골 맛을 본 박주영(29, 알 샤밥)은 기도를 하지 않았다.
박주영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살 빈 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 7라운드 알 힐랄과 경기서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려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박주영의 골로 승점 3점을 추가한 알 샤밥(승점 19)은 단숨에 알 나스르(승점 18)까지 제치고 단독 2위에 올랐다. 알 샤밥은 선두 알 이티하드(승점 21)를 바짝 쫓게 됐다.
박주영은 이날 0-0 상황에서 후반 12분 압도 아우테프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박주영은 후반 추가시간 나이프 하자지의 리턴패스를 받아 페널티 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왼쪽 골대 구석을 노리는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을 신고했다.

클럽에서 박주영의 득점은 무려 582일 만이었다. 최근 박주영의 득점은 지난 2013년 3월 16일 셀타 비고 임대시절 데포르티보를 상대로 넣은 골이 마지막이었다. 골맛을 본 뒤 박주영은 두 팔을 쭉 펴고 질주하는 ‘비행기 세리머니’를 했다. 이어 두 무릎을 꿇고 앉았지만, ‘기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고 두 팔을 벌려 환호했다.
절실한 기독교 신자인 박주영은 늘 골을 넣을 때마다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세리머니를 펼쳐왔다. 하지만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이런 세리머니를 할 경우 상대에 대한 심한 모욕으로 비춰질 수 있어 조심스러웠다.
국내 팬들도 ‘박주영, 기도 세리머니는 하지 말아라’, ‘차라리 따봉을 해라’라며 걱정을 했다. 이런 주위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박주영은 첫 골을 뽑은 뒤 무릎은 꿇었지만, 기도는 하지 않았다. 결승골을 넣고 기쁜 와중에도 에티켓은 잊지 않은 박주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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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샤밥 페이스북 동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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