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끈질긴 생명력이다. 반드시 골이 필요할 때마다 박주영(29, 알 샤밥)은 응답했다.
박주영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살 빈 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 7라운드 알 힐랄과 경기서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려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박주영의 골로 승점 3점을 추가한 알 샤밥(승점 19)은 단숨에 알 나스르(승점 18)까지 제치고 단독 2위에 올랐다. 알 샤밥은 선두 알 이티하드(승점 21)를 바짝 쫓게 됐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데뷔전이었다. 더구나 상대는 라이벌 알 힐랄이었다. 알 샤밥 입장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박주영은 후반전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을 넣었다. 홈팬들 입장에서 구세주가 따로 없다. 박주영도 사우디리그에서 ‘용병’ 신분일 뿐이다. 못하면 언제든 짐을 싸야 한다. 하지만 강렬한 데뷔전을 치른 박주영은 성공적으로 알 샤밥에서 경력을 쌓아나가게 됐다.

박주영은 항상 새로운 환경에서 가진 첫 경기서 굉장히 강했다. 박주영은 아스날 입단 후 셀타 비고로 임대를 간 첫 경기서 골을 터트리며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이후 박주영이 꾸준한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워낙 데뷔전의 활약이 인상적이라 계속 기회가 주어졌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3월 박주영의 국가대표 차출논란이 불거졌다. 아스날에서 벤치만 지키는 선수가 어떻게 태극마크를 달 수 있냐는 것이 골자였다. 하지만 박주영은 그리스와의 복귀전에서 보란듯이 골을 뽑아 홍명보 전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그 결과 박주영은 이 한 골의 힘으로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까지 살아남아 출전할 수 있었다.
문제는 박주영은 항상 첫 인상은 좋았지만, 마무리까지 좋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강렬한 데뷔전으로 알 샤밥에서 박주영은 처음부터 좋은 인상을 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결국 활약이 꾸준히 이어져야만 출전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박주영이 중동무대에서 맹활약해 국가대표까지 복귀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jasonseo34@osen.co.kr
알 샤밥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