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발랄한 주말 드라마가 시청자들을 만난다. 18일 오후 8시 45분 첫 방송되는 SBS 새 주말드라마 '모던 파머'(극본 김기호, 연출 오진석)다.
◇ 어서와, 이런 코미디는 처음이지

'모던 파머'의 강점은 강도 높은 코미디다. 귀농한 록밴드라는 설정부터 웃음을 자아낸다. 주인공이 록밴드 멤버임을 말해주는 인디군 소울면, 거침 없는 진단을 내뱉는 전문의 석직구,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를 연상시키는 엑설런트 소울 등 작명부터 재치 넘친다. 앞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의 톡톡 튀는 전개도 돋보인다. 아이러니한 상황, 과장된 표정이나 리액션, 효과음과 배경음악 등 곳곳에 배치된 코믹 요소가 시종일관 시청자들을 뒤흔든다. 주인공 이민기 역의 이홍기와 강윤희 역의 이하늬가 선보이는 코믹 연기도 인상적이다.
이처럼 '모던 파머'는 시트콤의 색깔이 강하다. 극본을 맡은 김기호 작가는 tvN '푸른거탑'을 포함해 MBC '논스톱' '안녕, 프란체스카' '김치 치즈 스마일' 등 다수 시트콤 집필에 참여한 베테랑이다. 군대를 소재로 한 '푸른 거탑'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며 방송가에 군대 열풍을 불러왔다. 이번에는 농촌을 배경으로, 귀농의 어려움부터 청년실업에 허덕이는 젊은 세대의 고민까지 어느새 공감하게 되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풀어나간다. '푸른거탑'과 달리 로맨스를 추가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김 작가는 지난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블채널에서 볼 법한 강한 코미디 요소들은 제작진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라면서도 "내가 잘하는 걸해야 100%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신선하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중장년층도 응답할까
'모던 파머'는 주말에 방송된다.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이하 장보리)의 성공에서 엿볼 수 있듯, '주말드라마=가족극'이란 암묵적인 공식이 있다. 20,30대 배우가 드라마를 이끌며, 드라마 보다 코미디가 강한 '모던 파머'는 기존 주말드라마 보다 훨씬 가볍고, 빠르게 느껴진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모던 파머'가 시청률을 좌지우지하는 중장년층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우려를 표한다.
◇ '연민정'은 갔다
경쟁작 MBC '장미빛 연인들'과 같은 날 첫 방송된다. '장미빛 연인들'의 전작인 '장보리'는 3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말극 강자로 군림했다. '모던 파머'의 전작인 '기분 좋은 날'은 착한 드라마란 호평에도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 막강한 경쟁작은 이제 떠났다. 기존 시청자 층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겠지만, 경쟁작과 새로운 출발선상에 섰다는 것은 유의미하다.
◇ 귀농에 대한 관심
최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함께 귀농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모던 파머'는 농사라곤 지어본 적 없는 4명의 철부지들이 농촌에 정착하게 되면서 겪는 일들을 담아낸다. 농사짓는 법부터 시작해 서리에 대한 잘못된 인식, 마을 주민들과의 관계를 만들어 가는 일 등 농촌 생활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귀농을 꿈꾸는 이들에겐 이 과정을 지켜보는 일도 흥미로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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