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포스트시즌서 더 큰 기적을 계획하고 있다.
양 감독은 18일 창원 마산 올림픽기념공연장에서 열린 2014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를 마치고 “오늘부터 전화기를 끄겠다.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전화기를 끄고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양 감독은 “어제부터 지인들에게 축하 전화와 메시지를 정말 많이 받았다. 정말 감사드린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더 잘하기 위해 전화기를 끄게 됐는데 주변 분들에게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오직 포스트시즌에만 집중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양 감독의 감독으로서 첫 포스트시즌이다. 지난 2004시즌과 2005시즌 롯데 사령탑을 맡았던 양 감독은 10년 후 다시 지휘봉을 잡았고, 마침내 포스트시즌 무대까지 밟게 됐다. 양 감독은 지난 17일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이 끝나고 “이제 팬들과 함께 유광점퍼를 입게 돼 더 영광이다”고 말했다. 이날 미디어데이서도 양 감독은 LG의 가을야구를 상징하는 유광점퍼를 입고 있었다.
결국 LG의 이번 포스트시즌 운명은 양 감독의 전화기와 유광점퍼를 통해 드러나게 됐다. 양 감독의 전화기 전원이 꺼진 기간이 길수록, LG는 포스트시즌 깊은 곳에 도달할 것이다. 덧붙여 양 감독이 유광점퍼를 입는 모습이 길어질수록, LG의 올 시즌도 길어진다.
양 감독은 지난 5월 LG를 맡은 후 기적을 일으켰다. 최하위였던 LG를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리며 한국프로야구에 새 역사를 썼다. 지난 33년 동안 5할 승률에 16승이 모자랐던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른 경우는 전무했다. 양 감독의 다짐이 가을잔치서도 기적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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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