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겸 가수 이홍기가 재기발랄한 캐릭터로 웃음을 선사했다.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SBS 새 주말드라마 '모던 파머'(극본 김기호, 연출 오진석) 1회에서는 친구들을 이끌고 귀농하게 되는 주인공 이민기(이홍기)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록밴드 엑설런트 소울의 리더로 화려한 시절을 보낸 민기였지만, 7년 후에는 그저 루저에 불과했다. 음악은 밥을 먹여주지 않았고, 사채 7,000만원에 쫓겨 물고문을 당해야 했다. 뜻을 함께 했던 친구들은 길을 잃었다. 한철(이시언)은 비정규직으로 팍팍한 사회 생활을 했고, 기준(곽동연)은 공무원을 준비했다. 병원장 아들인 혁(박민우)는 병원 인턴으로 재미없는 삶을 살았다.

민기는 할머니까지 잃었다. 할머니는 1만평의 땅을 유산으로 남겼고, 3개월 안에 빚을 갚아야 하는 민기에게는 한 줄기 빛이었다. 땅값이 고작 평당 200원밖에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실망했지만, 그는 땅을 파는 것보다 땅에서 배추농사를 짓는 것이 이윤을 남긴다고 판단했다. 민기는 친구들에게 귀농을 권했고, 일상에서 희망을 잃은 친구들은 민기를 따라 농촌으로 향했다.
빠르게 진행된 이날 전개에서 빛난 것은 이홍기의 코믹 연기였다. 자신을 험담하는 여고생 앞에서 지질했고, 사채 업자 앞에서 비굴했고, 친구들 앞에서 허세 가득했다. 할머니가 남긴 땅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능청스러운 연기는 웃음을 자아냈다. 과장된 표정과 리액션은 재미를 더했다. 코믹 연기가 주를 이룬 가운데 드물게 등장하는 정극 연기는 안정적이었다.
이와 더불어 유쾌한 효과음과 '병맛' 컴퓨터 그래픽(CG) 등은 코믹했다. 재수 없는 상사와 폭력적인 어머니 등 개성 강한 조연들은 강렬했다. 재치 있는 작명 등 곳곳에 숨어 있는 코믹 요소도 눈길을 끌었다. '돌직구'를 연상시키는 석직구란 이름의 전문의가 등장해 거침없이 독설을 날리는 식이었다.
유쾌한 분위기 이면에 청춘들의 불안함을 숨겨놓은 '모던 파머'. 웃기지만 슬픈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 가운데 주연배우 이홍기가 활약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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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모던파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