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손호영이 '왕엄마'의 위엄을 보여줬다.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오! 마이 베이비'(이하 오마베)에서는 가수 김태우의 가족과 그가 속한 그룹 god의 멤버들이 함께 어울렸다. 2000년 MBC 'god의 육아일기' 통해 스타덤에 오른 god였기에 좀 더 특별한 시간이었다.
god 멤버들은 첫 조카인 김태우의 딸 소율과 지율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소율이는 애교를 부리며 삼촌들을 따랐다. 특히 손호영은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주로 무표정을 유지하는 지율이가 미소를 지었을 정도다. 빨대로 아이들의 관심을 유도하는가 하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앉아 놀아줬다. '육아일기' 당시에도 능숙하게 재민이를 돌보며 '왕엄마'로 불리던 그였다.

김태우는 그런 손호영을 질투했다. 손호영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소율이는 김태우가 수차례 이름을 부른 후에야 뒤를 돌아봤고, 김태우는 "내가 네 아빠"라고 버럭했다. 김태우는 친딸을 손호영에게 빼았겼다고 분노하며, "12년 만에 이겨주겠다"고 애정도 테스트를 제안했다. 과거 '육아일기'에서 벌어진 손호영과 김태우의 대결구도가 또 한 번 형성된 셈이었다.
결과적으로 김태우의 패배였다. 소율이는 손호영과 박준형, 데니안을 차례로 선택했다. 김태우만이 예외였다. 김태우와 손호영 두 사람만의 대결에서도 손호영의 품에 안겼다. 김태우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충격을 받았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다행히 둘째딸 지율이가 애정도 테스트에서 김태우의 품으로 달려가 그의 체면을 살려줬다.
이날 재연된 god 멤버들의 '2014 육아일기'는 시청자들에게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물론 20,30대였던 멤버들은 30,40대가 됐고, 막내 김태우는 결혼해 두 딸 아이의 아빠가 됐다. 세월은 흘렀지만 아이를 돌보는 데는 '왕엄마'가 으뜸이었다. god 멤버 가운데 유일한 아빠였지만, 여전히 아이들에게 친근하지 못한 쪽은 김태우였다. 또 다시 10년이 지나도 손호영은 육아에 있어서 김태우가 넘을 수 없는 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왕엄마'여, 영원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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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오! 마이 베이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