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오승환, 日서도 변하지 않는 우승 청부사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0.19 13: 06

우승을 부르는 오승환(32, 한신 타이거즈)의 힘은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똑같이 발휘되고 있다. 8년간 일본시리즈에 나서지 못하던 한신도 오승환과 함께 하자 결실을 맺고 있다.
오승환은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2014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 4차전에서 팀이 8-2로 크게 앞서던 9회말에 등판해 피홈런 2개 포함 1이닝 3피안타 1탈삼진 2실점했지만 팀 승리를 지켜냈다. 8-4로 승리한 한신은 요미우리에 한 번도 패하지 않고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일본시리즈에 진출했다.
사실 4차전 등판 필요성에 있어서는 논란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자면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다. 일본시리즈에 선착했기에 휴식을 취할 시간은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다. 팀이 센트럴리그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에 한 시즌 내내 고생한 마무리 오승환을 마운드에 있게 하려는 와다 유타카 감독의 배려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오승환이 이날 백투백 홈런을 맞는 등 부진했음에도 클라이맥스 시리즈 MVP에 등극했다는 사실이다. 이 경기 포함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팀이 치른 6경기에 모두 등판한 오승환은 4차전 이전 5경기에서 7⅓이닝 9탈삼진 무실점하며 4세이브를 올렸다. MVP를 받기에 손색이 없는 성적.
4차전에서의 모습은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지만, 최고 구속은 149km로 나쁘지 않았다. 평균 구속은 느렸지만 구속과 구위는 휴식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 오승환도 클라이맥스 시리즈 MVP로 선정된 뒤 “일본시리즈에 올라가서 조금 긴장하라는 의미에서 홈런이 2개 나온 것 같다. 일본시리즈 가서는 더 확실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마무리투수로 시즌을 치르다 보면 그것이 정규시즌이든, 아니면 포스트시즌이든 흔들리는 시점이 올 수 있다. 오승환에게는 4차전이 바로 그런 순간이었다. 오히려 여유가 있을 때 맞더라도 이를 약으로 삼아 더 중요한 승부에서 항상 팀의 리드를 지켜내는 것이 오승환의 패턴이었다.
최근 피칭 결과가 좋지 않았음에도 오승환에 대한 믿음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은 정규시즌 성적, 그리고 큰 경기에서 나타났던 강인한 모습이 있어서다. 오승환은 올해 정규시즌 64경기에 등판해 2승 4패 39세이브, 평균자책점 1.76으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일본에서도 그렇지만, 한국에서도 가을만 되면 더 굳건한 돌부처가 됐다. 오승환은 2005, 2011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는 등 한국시리즈에서만 11세이브로 이 부문의 독보적인 선두다. 또한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4이닝(8K 1실점 패전), 이번 클라이맥스 시리즈의 퍼스트 스테이지 2차전에서 3이닝(2K 무실점)을 던지는 등 팀을 위해서라면 긴 이닝도 문제없다는 것을 충분히 과시하고 있다.
한국시리즈 세이브 숫자에서 알 수 있듯 무엇보다 변하지 않고 항상 자리를 지키며 팀의 우승을 부르는 마무리라는 점이 오승환의 가장 큰 장점이다. 히로시마와의 퍼스트 스테이지 2차전 당시 3이닝을 깔끔히 막은 오승환은 "전에 던진 이닝을 잊고 다음 이닝이 처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닝이 거듭돼도 변하지 않는 단단한 마음이 ‘우승청부사’ 오승환의 명성을 일본에서도 이어나갈 수 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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