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다웠다. 음향 및 편집 실수로 차질을 빚었던 방송 사고에, 센스있게 사과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은 400회 특집으로 꾸며졌지만, 방송 말미 400회 그 이상의 의미를 보여준 센스 있는 사과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유느님' 유재석이 가수 태양으로 변신해 센스있는 무대를 선보인 것.
이날 '무한도전'은 400회 특집으로 멤버들이 둘 씩 짝을 지어 부담을 내려 놓은 촬영으로 한 걸음 더 시청자와 가까워졌다. 소소하면서도 특별했던 이들의 여행기가 담긴 후 방송 후반에는 갑작스럽게 유재석이 등장해, 태양의 곡 '눈 코 입'을 열창했다. 지난 방송사고에 대한 사과의 의미가 담긴 '자책성' 퍼포먼스였다.

유재석은 '눈 코 입'을 개사한 "미안해 미안해. 방송사고 잖아. 정신 차려야해. 400회 잖아. 실수한 건 모두다 잊어줘. 우리 정신 차릴게. 다 좋은 방송을 향한 욕심이 집착이 되어 사고 쳤고, 혹시 이런 나 때문에 깜놀했니. 아무 질책 없는 너" 등의 가사로 시청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제작진 및 멤버들의 마음을 전달했다.
백번 말로 사과하는 것 보다 의미있었던 퍼포먼스였다. '무한도전'은 최근 한글날 특집 방송에서 음향이 갑작스럽게 끊기는 등 방송 사고를 내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준 바 있다. 당시 제작진은 '무한도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사과했을 뿐 별다른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400회를 맞이한 '무한도전'이 특집 이후 후반부에 이같은 방송사고에 대한 사과 퍼포먼스를 넣어 특별함을 더했다. 그야말로 '무한도전'스러운 시청자와의 교감이자 미안함을 표현하는 가장 적합한 방법이었다. 물론 아직까지 김태호PD의 곤장을 원하는 네티즌이 상당수지만, 유재석이 제작진의 굴욕을 대신해 어설프나마 태양으로 변신해줬다.
유재석의 이같은 퍼포먼스는 사과의 의미도 있었지만, 의외의 가창력에도 호평이 쏟아지는 중이다. 부드러운 음색과 파격적인 비주얼은 국민MC 유재석에 대한 또다른 면모였기에 더욱 시선을 끌었다.
여러모로 이날 유재석의 사과 퍼포먼스는 의미가 있다. '무한도전'은 400회를 꼬박 채우며 많은 논란과 일부 멤버들의 하차가 있었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던 '무한도전'인 만큼, 자신의 실수를 곧바로 인정하고 나아가 애청자들에게 사과도 볼거리로 만들어내는 능력은 박수를 쳐 줄 만 하다. 이는 '무한도전'이 여러 논란에도 쓰러지지 않고 버틴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다.
이날 유재석의 사과 퍼포먼스로 인해 400회 특집이 더욱 완성도가 높아졌다. 시청자를 위한 방송이라는 멤버들과 제작진의 취지에 맞는 접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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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