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프로야구 다승왕 출신 외국인 투수 크리스 세든(31)이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로부터 사실상 전력 외 통보를 받았다.
센트럴리그 우승팀 요미우리는 지난 18일 한신 타이거즈와 클라이맥스시리즈(CS) 파이널 스테이지 4차전에서도 패하며 일본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올 시즌 모든 일정을 마감한 요미우리는 외국인선수 재계약과 불가 방침을 결정하며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19일 일본 는 요미우리의 팀 개편 소식을 전하며 외국인선수와 관련해 '세든은 다음 시즌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에서도 '4승5패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끝난 좌완 세든은 자유 계약이 된다'고 알렸다.

지난해 SK에서 시즌을 마친 뒤 요미우리의 콜을 받고 일본에 도전한 세든은 그러나 기대이하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1군 10경기에서 4승5패 평균자책점 4.67. 데뷔전에서 8⅔이닝 15탈삼진 1실점 선발승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으나 이후 별다른 활약 없이 대부분 2군에 머물렀다.
외국인선수 자원이 풍부한 요미우리는 세든에게 아주 많은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의 연봉도 5000만엔으로 높지 않았기에 적응 시간을 줄 이유도 없었다. 1군 자리를 잃은 상황에서 세든은 몇 차례 안 되는 기회를 살려보려 애썼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요미우리 생활을 단 1년 만에 마무리하게 됐다.
요미우리로부터 재계약 불가 방침 통보를 받은 만큼 세든의 한국프로야구 복귀 가능성도 열렸다. 일본 무대에 잔류할 수도 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기에 좋은 대우를 받기 어렵다. 결국 실적을 보여준 한국에서 러브콜이 올 수밖에 없다. 그에 대한 보유권을 갖고 있는 SK가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SK는 올해 외국인선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이 부상과 항명 파동을 일으켰고, 조조 레이예스와 로스 울프도 부진과 가족 문제로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떠났다. 7월에 합류한 트래비스 밴와트가 9승을 올리며 분투한 게 위안거리였다.
세든은 지난해 SK에서 30경기에 나와 187⅓이닝을 던지며 14승6패 평균자책점 2.98 탈삼진 160개로 활약했다. 다승 공동 1위에 오르며 타이틀을 거머쥔 그는 평균자책점 3위, 탈삼진 2위, 투구이닝 4위. 공은 빠르지 않아도 타점 높은 투구폼과 정교한 제구로 안정감을 자랑했다. 요미우리에서 큰 부상이 있었던 것도 아닌 만큼 돌아오면 SK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과거에도 한국에서 일본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유턴한 외국인선수들이 있었다. 좌완 투수 개리 레스는 두 차례나 일본에서 실패를 맛본 후 모두 한국 두산으로 돌아왔고, 강타자 클리프 브룸바도 실패 뒤 현대로 복귀하며 꾸준히 활약했다. 세든도 레스와 브룸바처럼 일본의 아픔을 잊고 다시 한국으로 유턴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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