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타이거즈 수호신 오승환(32)이 일본프로야구 진출 첫 해부터 팀을 일본시리즈로 이끌며 클라이맥스시리즈(CS) MVP까지 차지했다. 거의 혹사에 가까운 연투에 한신 와다 유타카 감독도 오승환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나타냈다.
오승환은 지난 18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CS 파이널 스테이지 4차전에서 8-2로 리드한 9회 등판, 연속 홈런을 맞고 2실점했지만 마지막 1이닝을 책임지며 2005년 이후 9년 만에 한신을 일본시리즈로 이끌었다. 오승환에게 마지막 순간을 맡긴 것이다.
일본시리즈 진출 확정 후 와다 감독은 오승환의 투혼을 높이 샀다. 이날 경기 후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와다 감독은 "오승환이 6연투를 했다. 연속 이닝에 3이닝까지 던지며 다소 무리를 한 감이 있다"고 인정하며 "그래도 끝까지 잘 던져줬다"고 칭찬했다.

오승환이 없었다면 한신의 일본시리즈 진출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오승환은 퍼스트 스테이지 2경기와 파이널 스테이지 4경기 등 한신의 6경기에 모두 등판, 총 8⅓이닝 동안 무려 126개의 공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하며 4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2.16으로 역투했다.
퍼스트 스테이지 1차전이 11일 시작돼 18일로 파이널 스테이지가 끝났으니 불과 8일 동안 무려 6경기를 던진 것이다. 오승환에게 주어진 휴식은 퍼스트 스테이지가 끝나고 파이널 스테이지가 시작되기 전까지였던 13~14일 이틀에 불과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5경기 포함 무려 11경기 연속 등판. 이는 한국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연투의 연속이었다.
그 여파인지 파이널 스테이지 4차전에서는 프레데릭 세페다와 사카모토 하야토에게 연속 홈런을 맞고 무실점 행진이 깨지고 말았다. '야후스포츠' 중계를 참조하면 이날 오승환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나왔지만 평균 구속은 142.2km로 눈에 띄게 떨어져 있었다. 연투에 지친 기색이 역력한 모습이었다.
경기 후 CS MVP로 선정된 오승환은 "홈런 2개를 맞은 건 일본시리즈에서 긴장하라는 것으로 생각하겠다"며 6연투에 대해 "다른 선수들도 노력했다. 평소에도 던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한신 팬들이 항상 응원해주기 때문에 피로는 없다"면서 "일본시리즈에 더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한신은 오는 25일부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니혼햄 파이터스의 퍼시픽리그 CS 승자와 함께 7전4선승제 일본시리즈를 치른다. 오승환에게는 호재인 것은 한신이 예상 밖의 4연승으로 요미우리를 격침, 무려 6일의 휴식으로 충분한 준비기간을 벌게 됐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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