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의 11연투, 오승환 투혼이 아니라 혹사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4.10.19 10: 11

한신 수호신 오승환(32)이 클라이맥스시리즈 전경기에 등판하는 투혼을 발휘하며 팀을 일본시리즈에 올렸다. 그러나 시즌 막판부터 지나친 연투로 인해 혹사 우려도 낳고 있다.
오승환은 18일 도쿄돔에서 열린 2014 일본프로야구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 요미우리와의 4차전에 등판해 솔로홈런 2개를 맞았으나 팀의 8-4 승리를 지켰다. 이로써 한신은 숙적 요미우리를 4연승으로 무너뜨리고 일본시리즈에 진출했다.
8-2로 크게 앞선 9회말 요미우리 공격이 시작되자 와다 유타카 감독은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오승환은 스코어에 관계없이 등판을 준비했다.  CS 퍼스트스테이지 2경기(4이닝), 파이널스테이지 4경기 등 전 경기에 6승의 마무리를 맡긴 것이다. 중계 캐스터는 "오승환이 CS 전경기에 마운드에 오른다. 정말 대단하다"면서 흥분했다

그러나 연투의 후유증은 어쩔 수 없었다. 첫 상대 세페다와 사카모토 하야토에게 연속으로 솔로홈런을 맞았다. 포스트시즌 첫 실점이었다. 나흘 연속 등판은 무리였던 것이다. 이후 이바타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앤더슨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맞고 흔들리는 듯했다.
그래도 오승환은 흔들리지 않았다. 특유의 돌부처 표정을 지으며  아베 신노스케를 풀카운트 접전 끝에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무라타 수이치를 2루 뜬공으로 처리하고 승리를 지켰다. 한신의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일본시리즈 진출을 자축했다.
이번 CS 시리즈는 오승환 시리즈였다.  CS 6경기 모두 마운드에 올라 4세이브를 챙겼다. 한 경기 3이닝과 1⅓이닝 투구도 있었다. 시즌 마지막 5경기를 포함하면 팀의 11경기에 연속 등판했다. 이 기간 중 15⅓이닝 동안 단타 4개, 홈런 2개를 맞았다. 매경기 삼진을 뽑으며 모두 17개를 기록했다.
혹사 논란은 불가피하다. 아무리 소방수라고 하지만 이런 식의 연투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대개 소방수의 한계투는 3연투로 잡는다.  포스트시즌이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그래도 6연투는 생각하기 힘들다. 와다 감독은 시즌 막판부터 오승환을 풀가동시켜 정규시즌 2위와 일본시리즈 진출의 열매를 땄다. 그러나 4차전 승리 이후 스스로 "6연투는 무리였다"고 실토했다. 혹사시키고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비정의 11연투보다 놀라온 것은 11연투를 소화한 오승환의 투혼이었다. 오승환이 없었다면 한신의 일본시리즈 진출은 어려웠다. 오승환의 활약 덕택에 한신은 지난 2005년 이후 9년 만에 일본시리즈 무대를 밟아 1985년 이후 29년 만에 일본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승환이 일본시리즈까지 6일 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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