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파머' 이홍기가 제대로 망가졌다. 몸 사리지 않는 그의 코믹 연기가 그의 완벽한 연기 변신을 입증했다.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SBS 새 주말드라마 '모던 파머' 첫 회에는 밴드 생활을 포기하고 배추 농사를 위해 귀농하는 이민기(이홍기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민기는 록밴드 엑설런트 소울의 기타 겸 보컬로 어린 시절 한류스타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그 후 7년, 팀원들은 모두 흩어졌고 민기는 아무도 찾아 주지 않는 쓸쓸한 1인 보컬로 전락했다. 사람들은 아무도 그를 알아봐 주지 않았고, 심지어 사채 빚까지 쌓여 고문을 당했다.

이홍기의 코믹 연기는 첫 회부터 빛을 발했다. 극중 민기는 '엑설런트 소울', 줄여서 '엑소'라는 이름 때문에 엑소 팬들에게 호되게 당했다. 그룹 엑소의 이름을 사칭했다는 것. 여고생들에게 슬리퍼로 맞는 등 민기의 생활은 굴욕 그 자체. 사채업자들에게는 물고문을 당하기까지 했다. '웃픈' 장면들이 이어졌다.
결국 민기는 귀농을 결정하는데, 바로 돌아가신 할머니가 남긴 유산 때문이었다. 이제 민기가 가진 것이라고는 1만평의 땅 뿐. 땅값이 고작 200원밖에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를 절망하게 했지만, 민기는 배추 농사를 결심하고 친구들과의 좌충우돌 귀농기를 시작했다.
이홍기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이민기라는 캐릭터를 웃음으로 승화했다. 조금 과장되고 만화 같은 이야기를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로 풀어내 신선한 웃음을 안겼다. 무대 위 카리스마 넘치는 FT아일랜드의 이홍기의 생각지도 못한 파격 변신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09년 SBS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로 당시 연기대상 뉴스타상을 수상한 이홍기는 이후 영화 '뜨거운 안녕', KBS 2TV 단막극 '노리코, 서울에 가다', TV조선 드라마 '백년의 신부' 등에서 열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정극이면 정극, 코믹이면 코믹, 몸 던져 연기하는 그의 모습이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부르고 있다.
앞서 이홍기는 '모던파머' 제작발표회에서 "'모던파머' 대본을 보면서 웃었다. 책을 보고 웃은 게 초등학생 이후로 처음"이라며, "재미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또 어떻게 시청자들을 웃게 할 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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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파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