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노장은 살아있었다. 임재현(37, 오리온스)가 큰 일을 해냈다.
오리온스는 19일 오후 고양체육관에서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디펜딩 챔피언 울산 모비스를 81-74로 꺾었다. 이로써 오리온스는 창단 후 첫 개막 5연승을 질주했다. 4연승이 좌절된 모비스(3승 2패)는 상승세가 한 풀 꺾였다.
수훈선수는 임재현이었다. 그는 승부의 고비였던 후반전에 투입돼 한 방을 해내며 10점, 2리바운드, 2스틸로 맹활약했다. 팀이 심리적으로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준 것은 기록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었다.

경기 후 임재현은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고 처음 인터뷰장에 나타났다. 그는 “15살 어린 후배(이승현)와 들어오니 영광이다. 지난 시즌 끝나고 은퇴를 생각했다. 오리온스에서 필요하다고 날 불렀다. 오늘 경기 보탬이 돼서 개인적으로 다행”이라며 웃었다.
추일승 감독은 “경험 많은 임재현이 중요한 순간에 풀어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재현은 “비시즌 운동을 많이 했다. 오늘은 너무 힘 대 힘으로 부딪치다보니 간결하게 하는 팀이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 픽앤롤도 짧게 하려고 했다. 감독님도 그런 걸 주문하셨다. 개인적으로 숨통이 트였다”며 승리 비결을 밝혔다.
임재현은 주희정과 함께 1977년생 국내 최고령이다. 실제로 지난 시즌 KCC에서 뛴 뒤 은퇴를 권유받았다. 더 뛰고 싶었던 임재현은 오리온스와 자유계약을 선택했다. 그는 “벤치에 있으면 뛰고 싶은 생각이 있다. 안 좋은 모습을 보이면 ‘다 됐다’는 소리를 듣기 싫었다. 훈련도 미리 나오고 야간에도 훈련을 했더니 몸 관리가 잘됐다. 매 경기가 남다르다. 2년 계약을 했지만 올해가 끝이라 생각한다”며 굳은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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