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1] '첫 PS' NC, 6년 전 롯데와 평행이론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10.19 17: 42

6년 전 2008년, 롯데는 8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기쁨을 만끽했다. 정규시즌을 3위로 마감한 롯데는 준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을 만났다.
당시 시리즈 돌입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롯데 주장 조성환은 "지금은 조금 떨리는데 막상 내일은 안 떨릴 것"이라고 말했고, 삼성 주장 진갑용은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은 나도 큰 경기에서는 떨린다. 롯데 선수들은 분명 내일 긴장 할거다"고 받아쳤다. 1차전 결과는 삼성의 12-3 대승. 롯데는 오랜만에 진출한 포스트시즌 첫 경기를 허무하게 내줬고, 내리 3번 지면서 고배를 마셨다.
그 만큼 포스트시즌에서 경험은 중요하다. 단기전에서는 누구나 긴장한다. 그 긴장감 덕분에 더 좋은 기량을 유지하는 선수가 있고, 긴장감에 무너지는 선수도 있다. 긴장감을 컨트롤 하는 게 바로 경험의 힘이다.

NC는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6년 전 롯데가 그랬던 것처럼 3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LG와 SK의 치열한 싸움을 여유있게 지켜보면서 1차전을 준비했다. 전력만 놓고 본다면 NC가 유리했다. 그렇지만 경기 결과는 정 반대,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준 플레이오프 1차전은 LG가 대승을 거뒀다.
이호준, 손시헌, 이종욱, 모창민, 손민한 등이 포스트시즌을 경험했지만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NC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만나는 선수들마다 "긴장 하나도 안 했다. 의식하면 오히려 플레이 하는 데 위축된다"고 말했지만 진갑용의 말처럼 적당한 긴장감이 더욱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선발투수 이재학부터가 그랬다. 올해 10승 가운데 4승이 LG전 승리일 정도로 LG에 강했던 이재학은 김경문 감독이 내민 깜짝 카드다. 하지만 이재학은 1회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안타 4개와 볼넷 1개로 5실점을 하면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직구-체인지업 투피치 투수인 이재학은 체인지업 제구가 안 되면 속절없이 무너지는데, 이날 이재학은 힘이 들어간 탓인지 체인지업이 말을 듣지 않았다. 6년 전 롯데도 에이스 손민한 대신 컨디션이 좋았던 송승준을 깜짝 선발로 예고했지만 2⅔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었다.
 
NC는 실책도 3개 나왔다. 6-1로 추격을 시작한 3회초 2사 후 브래드 스나이더가 기습적으로 도루를 시도했다. 정규시즌 도루성공이 없었던 스나이더의 도루에 당황한 김태군은 2루에 악송구를 저질러 3루까지 보내줬고, 결국 스나이더는 김용의가 친 내야안타 때 홈을 밟아 결정적인 득점을 냈다. 5회에는 1사 1루에서 스나이더의 안타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우익수 나성범이 공을 놓쳐 2,3루 위기를 맞기도 했다. 7회에는 중견수 이종욱이 LG 더그아웃으로 어처구니없는 송구를 하면서 추가로 2실점을 했다.
최종 스코어도 비슷했다. 2008년 롯데의 준 플레이오프 1차전 스코어는 3-12로 롯데의 패배, 그리고 이날 NC는 LG에 4-13으로 졌다. 두 경기 모두 9점 차 대패. 단순히 우연으로 치부하기에는 경기 내용도, 경기가 흘러 간 양상도 너무나 닮았다.
NC의 주루플레이도 매끄럽지 못했다. 3회 2사 1루에서는 김종호가, 7회 1사 1루에서는 이상호가 도루 실패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LG 포수 최경철이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한 틈을 타 뛰었는데, 2루까지 뛰기에는 무리가 많은 상황이었음에도 도박을 했다가 아웃을 당했다.
1차전에서 삼성에 일격을 당했던 롯데는 2,3차전 모두 내주면서 싱겁게 가을야구를 마감하고 말았다. 이제 겨우 1패를 당한 NC, 첫 출발은 6년 전 롯데와 닮았지만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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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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