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는 1년에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을 포함, 대략 150경기를 한다. 이 가운데 팀이 4위 안에 드는 팀은 포스트시즌을 한다. 과연 포스트시즌이 매번 하던 경기와 같은 무게로 다가올까. 우승 경험이 많은 삼성 선수들조차 '절대 아니다'라고 말한다.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는 적당히 긴장을 하는 게 필요하다. '평소랑 똑같은 경기다, 긴장 안 한다'고 마인드컨트롤을 한다고 해도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그게 포스트시즌이 주는 중압감이다. 그게 된다면 긴장감을 유지한 채 즐기면서 야구를 하는 게 가능하다.
LG는 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작년 정규시즌 2위로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 한을 풀었던 LG는 플레이오프에서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단순히 전력만 놓고 봤을 때는 LG가 앞선다고 했지만, 경험이 풍부한 두산 선수들에 비해 LG는 제 기량을 내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올해 준 플레이오프를 앞둔 LG 더그아웃은 작년과 달랐다. 작년에는 취재진의 질문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던 선수들도 올해는 편하게 받아 넘기면서 경기를 준비했다. 1년 사이에 LG 더그아웃에는 여유가 생겼다.
오히려 LG 선수단은 시즌 막판 SK와 4위 경쟁을 벌일 때가 훨씬 긴장됐다고 입을 모았다. LG는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롯데에 패하면서 5위로 밀릴 뻔했지만 넥센이 SK를 잡아 주면서 4위를 확정짓고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앞서 훨씬 긴장되는 날들의 연속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준 플레이오프는 편한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었던 것.
LG 선수들의 대담한 타격도 야구를 즐기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박경수를 대신해 선발 2루수로 출전한 김용의는 1회와 3회 귀중한 안타 2개로 승리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재미있는 건 2사 1루에서 김용의는 3볼 1스트라이크에서 과감하게 타격을 했다. 정규시즌 타율 2할4푼이었던 김용의였기에 풀카운트까지 기다려볼 수도 있었지만 가볍게 밀어쳐 안타를 만들어냈고 이재학을 끌어 내렸다. 곧이어 승부에 쐐기를 박는 최경철의 스리런이 터졌다. 김용의는 3회에도 2사 3루 3볼 노스트라이크에서 타격, 1타점 내야안타를 기록했다.

반면 NC는 포스트시즌의 무게에 짓눌렸다. 경기 전 NC 더그아웃 분위기는 '우리는 긴장 하나도 안 한다'였다. 평소와 똑같이 훈련하고, 똑같이 경기한다는 각오였다. 평범한 일요일 경기라는 말도 나왔다. 말은 그랬지만 경기 내용은 정반대였다. 오히려 '긴장 안 한다'라는 자기암시는 독이 되어 돌아왔다. 큰 경기에서는 적당히 긴장하는 게 오히려 필요하다.
이재학은 너무 힘이 들어간 나머지 체인지업 제구에 애를 먹으면서 ⅔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고, 야수들은 실책도 3개나 저질렀다. 김태군의 2루 송구실책, 나성범의 안타 타구 포구실책은
LG는 지금 분위기 그대로 유지하는 게, NC는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꾸는 게 필요하다. 준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82.6%, 유리한 건 긴장감을 적절히 다스린 L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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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