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가을잔치 감을 잡았다. 작년에는 11년 만에 맞은 가을바람이 낯설었지만, 올해는 정규시즌 기적을 이뤄냈을 때의 집중력을 그대로 발휘했다.
LG 트윈스가 가을잔치 첫 경기를 가져갔다. LG는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3-4로 승리,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선승에 성공했다. 기록만 놓고 봤을 때 1차전 승리팀이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확률은 82.6%(총 23번 중 19번)다.
경기 내용은 초전박살이었다. LG는 1회초 시작부터 6점을 뽑아 NC 에이스 이재학에게 K.O. 펀치를 날렸다. 선두타자 정성훈의 2루타를 시작으로 이병규의 2타점 2루타, 이진영의 중전 적시타, 김용의의 중전 적시타가 쉬지 않고 터지며 이재학을 조기강판시켰다. 이어 LG는 최경철이 웨버를 상대로 좌월 스리런포를 작렬, 시작부터 NC 마운드에 폭격을 가했다.

이 흐름은 경기 끝까지 이어졌다. LG는 3회초 김용의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고, 5회초에는 박용택이 중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5회말 류제국이 첫 타자 모창민에게 헤드샷 저질러 퇴장당했으나 LG는 불펜진이 위기를 극복했다. 윤지웅이 마운드에 올라와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고, 윤지웅이 적시타를 맞았으나 신재웅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류제국이 퇴장 당했을 때 양상문 감독은 마운드로 올라와 선수들을 모았고, LG 선수들은 끝까지 침착함을 유지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첫 경기서 LG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얼어있었다. 부쩍 늘어난 취재진에 낯설어했고 플레이오프 1차전이 시작되자마자 에러로 선취점을 헌납했다. 박용택은 플레이오프 2차전 MVP에 선정된 후 기자회견에서 “솔직히 낯선 부분이 많다. 이렇게 공식석상 인터뷰를 하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고 웃었다. 결국 2013 플레이오프에선 반복된 수비에러가 LG의 발목을 잡았고, LG는 제대로 기량을 뽐내지도 못하고 허무하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 전 양상문 감독은 “감독으로서 포스트시즌은 오늘이 첫 경기다. 그런데 의외로 긴장이 안 된다. 솔직히 그제 경기가 더 긴장됐다. 나도 그렇지만 우리 선수들 모두 최근 긴장 속에서 경기들을 치렀다. 그래서 오늘 경기를 편하게 느끼지 않나 싶다. 어쩌면 NC보다 우리가 부담을 덜 느끼는 것 같다”고 웃었다.
주장 이진영도 “후배 선수들에게도 작년은 큰 경험이 됐을 것이다. 사실 지난해에는 젊은 선수들이 마침내 포스트시즌에 간 것만으로도 너무 심취해있었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작년 포스트시즌의 경험을 살려, 올해는 잘 할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첫 포스트시즌을 맞이한 NC는 지난해 LG의 모습과 흡사했다. 선발투수 이재학이 낯선 분위기에 전혀 적응하지 못했고, 야수들도 에러 3개와 도루 실패 2개로 자멸했다. LG가 최상의 경기력을 그대로 발휘한 것과 대조됐다. 가을야구 경험자의 여유가 빛난 2014 포스트시즌 첫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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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