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스 파크 레인저스(QPR)가 180도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는 듯했지만 2번의 골대 불운과 자책골 불운에 또 한 번 눈물을 삼켰다.
위기의 QPR이 선발 라인업을 5명이나 바꿨다. 후반 중반까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시종일관 리버풀을 압도했다. 1년 8개월여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데뷔전을 치른 윤석영(24)도 주전 경쟁에 청신호를 켰다. 레프트백으로 공수 만점 활약을 펼쳤다.
윤석영은 19일 밤(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런던 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서 열린 리버풀과 EPL 8라운드 홈경기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QPR은 내내 주도권을 잡고도 2-3으로 석패했다. 후반 22분 리차드 던의 뼈아픈 자책골 뒤 후반 42분 바르가스의 동점골로 균형을 이룬 QPR은 종료 1분 전 쿠티뉴에게 추가골을 내준 뒤 추가시간 바르가스의 천금 헤딩 동점골에 힘입어 무승부를 거두는 듯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콜커의 자책골이 나오며 2-3으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리그 1승 1무 5패, 꼴찌에 머무르며 벼랑 끝에 몰린 해리 레드냅 QPR 감독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 큰 폭의 변화를 꾀했다. 지난 6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 선발 라인업과 비교해 11명 중 무려 5명을 바꿨다. 그린 골키퍼를 비롯해 트라오레, 퍼디난드, 크란차르, 호일렛 등을 빼고 윤석영을 포함해 맥카시, 오누오하, 이슬라, 자모라 등 5명의 새 얼굴로 선발 라인업을 채웠다. 지난달 27일 사우스햄튼전과 비교해도 5명이 바뀐 라인업이었다.
레드냅 감독의 도박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절실함에서 나온 불가피한 변화는 내용과 결과로 나타났다. 동기부여가 명확했다.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사면초가에 몰린 레드냅 감독과 오랜만에 기회를 잡은 선수들의 의욕은 충만했다. 홈 팬들 앞에서 쉴 새 없이 뛰었다. 공수 조직력은 앞선 7경기 보다 한층 나아진 모습이었다. 특히 윤석영이 주축이 된 포백 라인은 안정감을 뽐냈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적극성도 눈에 띄었다. 리그 최다 실점(7경기 15실점)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팀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적어도 후반 중반까지는 그랬다.
7경기 4득점의 빈공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자모라, 오스틴, 페르 등이 유기적인 움직임과 날 선 창끝을 뽐냈다. 전반에만 두 차례 크로스바를 맞히며 시종일관 리버풀의 수비진을 위협했다. 산드로와 헨리가 굳건히 지키고 있는 중원도 EPL 정상급 미들진에 맞서 우위를 점했다. 밝은 미래를 기대케 하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후반 중반 이후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자 문제가 생겼다. 수비 집중력이 급격히 흔들렸다. 2골이나 뽑아냈지만 앞서 2번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힌 데 이어 2명의 중앙수비수가 연달아 자책골을 기록하는 불운 속 고개를 떨궈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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