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트 "그룹 활동이 우선..삐걱대면서도 잘 간다"[인터뷰]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10.20 07: 59

아이돌 그룹의 수명을 두고 한창 말이 많은 요즘이다.
아이돌 부흥기가 이뤄진지 7~8년. 조금씩 균열이 안생기는 게 이상하다. 그런 와중에 20일 컴백한 비스트의 행보는 단연 인상적이다. 서로 개인 활동에 올인하며 그룹 활동이 뜸해지는 다른 그룹과 달리 벌써 1년에 두번째 컴백이다.
그냥 컴백도 아니다. 20일 0시 발표한 타이틀곡 '12시30분'은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고, 새 앨범 수록곡들은 멜론 등에서 줄세우기 현상까지 보이며 당당히 음원강자 대열에 올라섰다.

아이돌 그룹 중 비교적 후발주자로 시작했던 데뷔 초를 생각하면 이는 더욱 뜻깊은 결과다. 왜 갈등이야 없겠냐마는 멤버들은 "삐걱대면서 앞으로 계속 나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청담동 큐브 카페에서 비스트를 만났다.
- 올해 두번째 컴백을 기획하게 된 동기는.
"그동안 팬분들에게 죄송했던 걸 조금이나마 보답드릴 수 있도록했다. 5주년 기념인만큼 팬분들과 좋은 추억 만들었으면 좋겠다."(윤두준)
- 원래 발라드가 강한데, 이번에는 아예 발라드 타이틀곡이다.
"이전 성적 때문에 발라드를 한 건 아니고 '굿럭'때 퍼포먼스나 음악이 화려하고 파워풀한걸 보여드려서 이번엔 힘을 빼자고 생각했다. 계절도 계절이고 감성을 건드려보자 싶었다. 하지만 무대를 보시면 평범한 발라드는 아닐 거 같다."(용준형)
- 콘서트때 즉흥적으로 컴백을 예고했다.
"'굿럭' 활동하면서 가을에 한번 더 앨범 내면 어떻겠냐는 얘기를 했었다. 그냥 이야기들만 있었지 구체화된건 없었다. 철없이 콘서트에서 내지르는 바람에 준형군만 힘들게 했다. 밤을 새면서 음악작업을 하게 되고."(양요섭)
- 멤버들과 협의한건가.
"그냥 뱉어버린 거다.(웃음)"(양요섭) 
 - 이번 무대의 특성을 꼽자면.
"예상치못했었던 퍼포먼스가 준비돼있다. 우리는 새벽 같이 모여서 미국에서 건너온 안무를 열심히 군무 맞췄다. 무대 보시면 저런 노래에 저런 퍼포먼스도 할 수 있구나 그런 생각 들 듯하다. 신인의 느낌으로 힘을 많이 뺀 느낌이 될 거 같다."(용준형)
- 엠블랙이 최근 잡음이 있는 등 아이돌그룹의 팀워크에 대한 얘기가 많다. 비스트는 아직 그런 게 없는데, 비결이 있다면.
"딱히 비결이라기보다는. 5년이 위기다 그런 말씀들 하시는데, 우리끼리는 '5년이 위기래' 그런다. 마음 졸이고 팀웍 강하게 해야돼 그런 생각을 안하고 별 생각 없이 지내는 거 같다. 비결이 따로없이 자연스럽게 된 거 같다."(용준형)
- 개인활동과 그룹활동의 비중도 민감한 거 아닌가.
"항상 1순위는 그룹 활동이라고 생각..하나? 다들?"(윤두준)
"그럼!(웃음)"(일동)
"아직 어리고 젊으니까 많은 걸 할 수 있을때 보여드리는 게 맞는 거 같다. 2~3년전 1년전만 해도 그런 느낌이 있긴 했다. 개인활동이 더 활발해지고 개인활동이 주가 된 느낌이 있었는데 그러니까 확실히 그룹 적으로는 아무래도 떨어지는 거 같더라. 이제는 그룹이 우선이다."(윤두준) 
- 여전히 개인활동이 활발하지 않나.
"개인활동할 때는 거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나쁜 거라고는 생각안한다. 그룹의 아이덴티티가 확실하다면 그룹의 본질이 달라진다고는 생각 안한다."(장현승)
"처음 신인때는 개인활동이 비스트의 스펙트럼을 넓혀줬다면 이제는 느끼는 게 비스트가 성장하면 개인의 영역이 더 넓어질 것 같다."(양요섭)
- 비스트의 정체성도 비교적 자리잡았다.
"자리 잡아가는 기분이다. 비스트 하면 발라드로 많은 사랑받았다고 해주시는 분도 많고 좋은 성적도 갖고있다고 생각하고, 라이브와 안무가 동시에 가능한 그룹이라는 것도 생각해주시는 것 같다."(장현승)
- 갈등은 없나.
"어떻게 없겠나. 그래도 앞으로 쭉 갈 수 있을 것 같다. 먼 훗날을 생각하면 그때도 삐걱삐걱대면서 다 할 거 같다. 지금도 삐걱대긴 하는데.(웃음)"(용준형)
- 용준형은 이번에 굿라이프라는 작곡팀을 만들었다.
"나와 김태주라는 친구가 결성했다. 그동안 공동작업을 했는데 우리 이름이 따로 나오는 게 보기 별로 안좋아서 팀명을 지었다."(용준형)
"허세인가.(웃음)"(양요섭)
"(웃음) 허세라기보다는 뭔가 저희 용준형 김태주가 아니라 하나로 보여지고 싶었다. 한 팀으로 보이고 싶어서. 그러면서 어느정도 새로운 작업이나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굿럭' 끝나고 투어 가는데 거기서 뭔가 열심히 일하고 보상 받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허세도 조금은 있는데, 으하하."(용준형)
- 작곡할 때 두 사람은 역할은 각각 어떤가.
"서로 잡아주는 방식으로 한다. 한명이 너무 산으로 가면 다른 사람이 잡아준다. 스케줄이나 그런 거 때문에 바쁜 와중에도 다른 일하면서도 작업 진행될 수 있게끔 부족한 점을 채워주면서 하고 있다."(용준형)
- 다른 멤버들도 프로듀싱에 욕심날 법도 한데.
"준형이가 너무나 훌륭하게 잘해주고 있어서."(양요섭) 
- 신곡 제목은 왜 '12시30분'인가.
"뭔가 딱 떨어지는 느낌. 분침처럼 서로 멀어지는 관계를 그리려 했는데, 그렇다고 3시 45분은 좀 이상하지 않나."(용준형)
"나는 6시를 말했는데 안된다고 하더라."(양요섭)
"12시반이 뭔가 딱 안떨어지는 거 나도 안다. 그런데 멤버들이 너무 물고 늘어지니까.(웃음)  그래도 뭔가 고요하고 센치해지는 시간인 거 같아서 고집했다."(용준형)
- 벌써 데뷔 5주년인데, 예전 기억 나나.
"데뷔했을때부터 생각을 많이 했는데, 우리가 처음 시작부터 막 좋지 않았었다. 얼마전에 아버지한테 들었는데 소속사 회장님이 데뷔하고 한달 안에 아버지한테 전화해서 만나자 그러면 계속 가는 거고, 아니면 끝나는거다라고 하셨다더라. 그런데 연락이 없으셨다고 한다. 한달을 이틀 앞뒀을때 연락이 와서 식사했다고 했다. 그때 생각하면 되게 가슴이 뭉클하고, 울컥할 정도로 많이 감사하고 그렇다."(손동운)
- 팬클럽 뷰티와의 관계도 상당히 좋은데. 각자만의 '뷰티'도 만들어야 하지 않나.
"그렇다. 뷰티 분들께 보답하기 위해 비스트 이름에 부응하게끔 노력하고 있다. 아, 그 얘기 물어보신 게 아닌가."(윤두준)
- 뷰티와의 연애도 가능한건가.
"그럼!"(일동)
- 비스트의 현재는 어디쯤이라고 생각하나.
"차근차근 올라온 거 같다. 한번에 두계단도 안올라가고. 지금 그래서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 생각한다."(용준형)
- 연예 활동 외에 최근 흥미를 가진 게 있다면.
"얼마전에 버킷리스트 적어봤는데 전세계 여행, 우주여행도 갔다가 조용히 노인이 돼서 삶을 마감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일동 웃음)"(손동운)
"이사한지 8개월 됐는데 아직 커튼을 못달았다. 집 꾸미기가 예상보다 오래 걸리더라."(이기광)
"난 아직 딱히 재밌는 게 없다. 평범한 20대였어도 춤 노래를 했을 거 같다."(장현승)
"나도 여행이 좋았다. 하와이."(윤두준)
"작업실에 주로 있다. 아이디어는 생각 났을 때 빨리 꺼내야 신선한 상태로 나온다고 해서 항상 그 생각밖에 안한다. 아, 그리고 ‘연애의 발견’을 보고 있는데 어제 마지막 회 봤는데 잠이 안오더라."(용준형)
"강태하 보고 싶다. 정말 재미있다!"(손동운)
- 그게 옛 연인과 재회하는 내용 아닌가.(웃음)
(일동 웃음)
- 서태지도 있고, 대진운이 만만치 않다.
"겸허히 받아들여야지. 선배님들처럼 그런 노련함을 낼 수 없지만 반대로 생각했을 때 우리만 낼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경쟁을 해서 이기고 그런 생각은 없고, 5주년 기념인만큼 팬들의 만족이 제일 중요한 거 같다."(용준형)
rinny@osen.co.kr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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