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포수 최경철(34)이 포스트시즌 첫 선발 출전에서 최우수선수상(MVP)까지 거머쥐는 대활약을 펼쳤다. 그는 더 이상 LG 안방의 조연이 아닌 주연이었다.
최경철은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4타수 1안타 1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공격에선 초반부터 쐐기 스리런포를 날렸고 수비에서도 정확한 송구로 NC의 빠른 주자들을 잡아냈다.
이날 최경철은 팀이 3-0으로 앞선 1회초 2사 1,2루 바뀐 투수 테드 웨버의 3구 패스트볼(142km)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의 스리런포를 작렬시켰다. 통산 포스트시즌 첫 타석에서 기록한 안타가 홈런이었다. 게다가 기선제압에 성공하는 쐐기포였다.

단 1개의 안타만을 기록했지만 그 임팩트는 강렬했다. 수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NC는 팀 도루 154개로 리그 2위를 기록할 정도로 기동력에서 강점이 있었다. 그러나 최경철도 송구 능력에선 뒤처지지 않는 포수다. 그는 2번의 폭투 상황에서 2루까지 내달린 주자를 모두 잡아냈다.
최경철은 3회말 2사 1루서 류제국의 폭투를 틈타 2루로 달리던 1루 주자 김종호를 정확한 송구로 아웃시켰다. 7회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NC는 1사 후 손시헌이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대주자 이상호를 투입했다. 이후 조영훈의 타석 때 임정우가 폭투를 범했으나 최경철은 다시 한 번 재빠르게 공을 2루로 송구해 1루 주자 이상호를 잡았다. 최경철이 빠르게 공의 위치를 파악했고 송구도 정확했다. 최경철을 얕봤던 NC의 주자들은 그대로 진루에 실패했다.
최경철은 경기 후 MVP에 수상되는 영광까지 안았다. 지난해에는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지 못했고 2005년 SK에서 뛰었을 당시 플레이오프서 대수비로 출전한 것이 그의 유일한 가을야구 경험이었다. 길고 긴 무명의 시절을 걸었기에 좋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최경철은 올 시즌 LG의 선발 포수 마스크를 차지하며 ‘제 2의 인생’을 맞았다. 공격에서 크게 두드러지진 않았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적시타를 때려주고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도루저지율 3할9리가 증명하듯 정확한 송구 능력까지 갖추며 LG의 선발 포수가 됐고 당당히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첫 선발 출전에서 대활약을 펼쳤다.
최경철은 이날 경기 전 “포스트시즌은 꿈 꿔왔던 무대 중 하나다”라고 말하며 선발 출전하는 각오를 대신했다. 또 “NC의 주자들이 타이밍을 잘 뺏기 때문에 집중하겠다”라고 말한 최경철은 실제로 경기에서 집중력을 100% 이상 발휘하며 NC 주자들의 진루를 막았다. 오랜 기간 백업 포수로 나섰던 최경철이지만 올 시즌, 그리고 이날만은 누구보다 돋보인 주인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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