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페티트, 월드 시리즈서도 최고의 스윙맨 기대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4.10.20 07: 45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와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자이언츠 마운드의 롱 릴리프로 결정적인 역할을 해준 우완 유스메이로 페티트가 월드시리즈에서도 여전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0년, 2012년에 이어 세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그야말로 바닥에서부터 상승 중이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시작해 워싱턴 내셔널스와 디비전시리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를 거치는 동안 고비도 겪어야 했다.
이 중 적어도 두 번은 페티트의 공으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사상 최장이닝 경기를 펼쳤던 디비전시리즈 2차전. 연장 18회까지 이어진 이 경기에서 샌프란시스코는 8명의 투수를 동원했다. 7.1이닝 동안 1실점으로 버텨준 선발 투수 팀 허드슨도 훌륭했지만 마무리 산티아고 카스티야에 이어 7번째로 등판했던 페티트야 말로 결정적이었다. 1-1 동점이던 연장 11회 마운드에 오른 페티트는 첫 타자 이언 데스몬드에게 볼 넷을 허용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 뒤로는 그야말로 기대이상이 호투를 펼쳤다. 연장 17회까지 6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아내면서 워싱턴 타자들에게 안타 한 개와 볼 넷 3개만 내주고 무실점 역투를 자랑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연장 18회 브랜든 벨트의 우월 솔로 홈런으로 결승점을 올리면서 승리 투수가 되기도 했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승리였다.

2차전 승리로 샌프란시스코는 원정 2연정에서 모두 승리를 거둘 수 있었고 내셔널리그 정규시즌 최다승을 거뒀던 워싱턴을 제치고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 나가게 됐다.
페티트는 세인트루이스와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두 번째 등판 기회를 잡았다. 샌프란시스코가 2승 1패로 앞서던 상황. 이날도 이기면 월드시리즈 진출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는 경기였다.
샌프란시스코 라이언 보겔송, 세인트루이스 셸비 밀러 두 선발이 모두 4이닝도 마치지 못하고 물러난 날이었다.  페티트는 3-4로 뒤지고 있던 4회부터 보겔송 대신 투입 됐다. 3이닝 동안 안타 한 개와 볼 넷 한 개만 허용하며 다시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삼진도 4개를 솎아냈다. 샌프란시스코는 6회 3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으로 5-4 역전에 성공했고 페티트에게는 다시 승리가 주어졌다.
이번 포스트시즌이 시작되기 전 페티트가 과연 로스터에 들어갈 수 있을지가 샌프란시스코의 관심거리였다. 매디슨 범가너, 제이크 피비, 팀 허드슨 3명 외에 보겔송의 시즌 후반 좋은 구위를 보이게 되면서 선발은 이들 4명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았다.
여기에 롱 릴리프 임무는 사이영상 2회 수상에다 올 시즌 노히트 노런 기록을 세운 팀 린스컴이 2012년 포스트시즌에 이어 다시 한 번 맡게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브루스 보치 감독은 린스컴 뿐 아니라 페티트도 로스터에 올렸다.
그리고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린스컴이 들어갈 상황에 페티트를 넣었고 페티트는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MLB.COM의 20일(이하 한국시간) 보도에 의하면 브루스 보치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페티트의 역할에 대해 “워싱턴과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페티트가 없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었을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세인트루이스와 디비전시리즈 4차전도 마찬가지다. 정말 대단한 스윙맨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보치 감독의 칭찬대로 페티트는 올 정규시즌에서도 스윙맨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맷 케인, 팀 허드슨 등 선발진이 고장을 일으킬 때 마다 빈 자리를 메워줬다. 12경기 선발 등판을 포함해 모두 39경기에서 117이닝을 던졌다.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메이저리그 7년 경력의 페티트지만 결코 순탄한 길을 걸어 온 것은 아니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페티트는 2001년 뉴욕 메츠와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데뷔도 하기 전인 2005년 11월 플로리다 말린스로 트레이드 됐다. 뉴욕 메츠가 내야수 카를로스 델가도 영입을 위해 현금과 함께 내야수 마이크 제이코스, 페티트 등을 플로리다로 보냈다.
2006년 플로리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하긴 했지만 바로 이듬 해인 2007년 3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트레이드 됐다. 여기서 3시즌을 메이저리거로 보냈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시즌 동안 56경기에 등판(35경기 선발)203이닝을 던지면서 9승 19패, 평균자책점 5.05를 기록했다. 
결국 2009년 11월 웨이버 공시됐고 시애틀 매리너스가 클레임을 걸어 영입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경기에 한 번도 나서지 못한 채 2010년 11월 방출 됐다. 데려가는 구단이 없는 상황에서 다시 시애틀과 계약했으나 마찬가지. 메이저리그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한 채 2011년 4월 방출 통보를 받고 멕시칸리그에서 일자리를 찾아야 했다.
페티트는 멕시칸리그로 내려온 샌프란시스코 스카우트 팀의 눈에 띄어 2012년 1월 마이너리그 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1경기에서 4.2이닝을 던진 것이 고작이었다. 그나마 지난 해 8경기에 등판(7경기 선발) 48이닝을 던지면서 조금 씩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페티트는 MLB.COM과 인터뷰에서 “멕시칸리그에서 뛰는 동안 늘 스스로에게 말했다. 내 목표는 다시 미국으로 가서 성공하는 것이라고. 지금은 그 때의 경험을 되새기면서 경기 마다 늘 스트라이크 존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스트라이크 존에 집중하는 것 말고 페티트가 달라진 것이 하나 더 있다. 우완이면서도 90마일에 미치지 못하는 패스트볼을 갖고 있는 페티트는 커브의 구사율을 높이면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2009년 커브 구사율이 17%였던 것이 지난 해는 20%, 올 시즌은 24%로 높아졌다. 아울러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도 구사하는 포 피치 투수로 변신에 성공한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
페티트는 올 정규시즌에서 46타자 연속 범타처리라는 메이저리그 기록을 세운 바 있다. 7월 23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 5회 2사 이후부터 7월 29일 콜로라로 로키스전 3회 2사까지 8경기에서 세운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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