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상징하는 꽃사슴이 죽어버렸다. 그것도 주인공이 몰던 트렉터에 치여 말이다. 이를 은폐하려던 주인공은 이를 리어카에 숨기지만, 결국 들통나고 만다. 이는 지난 19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모던 파머'(극본 김기호, 연출 오진석) 2회 에피소드다.
이날 민기와 친구들은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과수원 서리를 감행하고, 하우스를 망쳐놓고, 식수원인 상하수도에 노상방뇨를 했다. '화룡점정'은 마을 행사를 앞두고 하두록리의 상징인 꽃사슴 꽃돌이를 죽게 만든 일이다. 화면 속 사슴은 실제로 죽은 듯 혀를 내밀고 움직이지 않는다.
SBS 측은 지난 16일 취재진을 상대로한 '모던파머' 시사회 직후 "이 장면은 전문가 입회 하에, 사슴을 마취시킨 후 촬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촬영할 때만 잠시 마취를 시켰던 것으로, 해당 사슴은 현재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며 촬영 과정에서 동물 학대는 전혀 없었음을 강조했다. 실제로도 화면을 유심히 보면 죽었다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미묘하게 움직이는 사슴을 찾을 수 있다.

이는 앞서 KBS 2TV 드라마 '연애의 발견'이 극 초반 등장한 토끼 샤워 신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것을 의식한 발언이기도 했다. 결국 '연애의 발견' 제작진은 "해당 장면이 시청자들에게 토끼의 케어에 대한 그릇된 정보와 지식을 줄 수 있다는 점, 어린 생명을 다루는 올바른 방식이 아니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동물을 사랑하는 많은 시청자분들께 불편함을 드리게 된 점을 깊이 사과한다"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밖에도 사슴은 극 곳곳에 등장하며 흥미를 유발한다. 민기의 할머니 집에 사는 정체모를 사슴도 있다. 결국 민기와 윤희(이하늬)는 이 사슴을 꽃돌이인양 꾸며 마을 행사에 데려가고, 성미가 고약한 이 사슴은 마을 행사를 망쳤다. 사슴의 난동 신은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본 특수 촬영 기법으로 촬영돼 눈길을 끌었다. 김기호 작가는 "영화 '스윙걸즈'의 멧돼지 신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말했다.
'모던 파머'는 매주 토,일요일 오후 8시 4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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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파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