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도피? 피해자가 가해자 되는 요지경 연예계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4.10.20 16: 56

[OSEN=박정선의 티키타카] 협박을 당한 피해자는 오히려 고개를 숙여야했다. 배우 이병헌의 이야기다.
이병헌은 오늘(20일) 오후 예정된 공식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출국장 앞에는 많은 취재진이 모여 있었고, 이병헌은 초췌한 얼굴로 그 앞에 섰다. 이를 접한 많은 이들은 그에게 돌을 던졌다. 사실 그는 피해자였다. 그러나 현재 구속돼 있는 용의자들보다 이병헌에게 던져진 돌은 훨씬 더 많았다.
이번 사건은 한 번의 공판이 치러진 상태로, 용의자인 글램 다희, 모델 이 모씨 측의 주장이 이 공판을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이 공판에서는 많은 이야기가 거론됐는데, 대중의 관심은 그가 억대의 협박을 받았다는 사실보다 그가 이번 사건에 휘말렸다는 것에 쏠렸다. 이로 인해 피해자인 이병헌이 오히려 가해자가 되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졌다.

사실 이러한 상황은 이병헌이 처음은 아니었다. 폭력 등의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하면, 쌍방으로 잘못이 있거나 혹은 피해자라 하더라도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해당 스타에게로 쏠린다. 물론 사건의 진위 여부가 밝혀지기 전이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진상이 밝혀지더라도 그 스타는 여전히 사건의 꼬리표를 떼기 힘들다.
예를 들어 방송인 주병진의 경우 불미스런 사건의 누명을 쓴 사실이 재판을 통해 밝혀졌으나 이는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주병진은 10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방송에 얼굴을 보이지 못했고, 승승장구하던 주병진의 방송인으로서의 생명을 앗아가버렸다. 결국 당사자로서는 피해자라 하더라도 가해자보다 더 고통받는 일이다.
이번 사건은 아직 현재진형형이며, 이병헌은 직접 공판에 나서 입장을 밝힌 바가 없다. 그러나 대중은 두 가해자가 전하는 사건의 정황에 대해서만 접하고, 이를 토대로 이병헌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판 이후 이병헌의 소속사 측이 사실과 다른 점이 많다는 멘트를 전했지만, 이는 곧 대중에게 외면당했다.
이병헌도, 가해자들도 인정한 명백한 사실은 그가 협박당했다는 것. 그 외의 주장들은 주장일 뿐이지만 비난의 화살은 어째 가해자 두 사람이 아닌 이병헌에게 돌아가 있다. 
이병헌은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 취재진 앞에 섰다. 여느 스타들이 그렇듯 비밀리에 출국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그는 카메라 앞에 나서며 정면돌파를 택했다. 그가 이 사건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할 의지를 보인만큼 그를 향한 판단은 조금 유보해봐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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