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설경구와 박해일이 9살 차이에도 아버지와 아들로 연기가 가능했던 이유에 대해 밝혔다.
설경구는 2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나의 독재자’(감독 이해준)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박해일의 아버지 역할을 했던 어려움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그 부분에 대해 전혀 못 느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내가 생각이 늙은 사람도 아닌데 박해일을 보면 애기 같은 느낌이 난다. 아들 같은 느낌이 있다"며 "이 나이대의 박해일이 아닌 다른 배우였으면 어려운 점이 있었을텐데 박해일이어서 수월했다. 지금도 그 부분에 대해 감사하다"고 박해일을 향한 고마움을 표했다.

박해일 역시 설경구와의 부자(父子) 연기가 자연스러울 수 있었던 이유를 알렸다. 그는 "그 질문을 요즘에 받는데 의외로 작품 하기 전까지는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이 있었는데 막상 촬영하면서는 내가 그런 고민을 않고 촬영을 하고 있더라"라며 "설경구 선배가 갖고 있는 어떤 품이 내 실제 아버지랑 비슷한 부분들이 있더라. 외적인 것일 수 있고 일부분일 수 있는데 그게 긍정적으로 다가와 아버지처럼 믿고 하게 됐다. 무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설경구는 극 중 자신이 김일성이라 믿는 아버지 성근 역을 맡아 22년이란 세월을 오가며 자신이 맡은 배역에 집착하는 한 인물을 연기했다. 그의 아들 역을 맡은 박해일은 이 영화에서 빚을 청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스스로를 김일성이라 믿는 아버지와 함께 살게 된 아들 태식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한편 ‘나의 독재자’는 남북정상회담 김일성 대역 배우로 뽑혔다가 20년이 지난 후에도 스스로를 김일성이라 믿는 아버지 성근(설경구 분)과 그런 아버지 대문에 미치기 직전인 아들 태식(박해일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오는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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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