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감독으로 첫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캔자스시티 로얄즈 네드 요스트 감독이 월드시리즈를 하루 앞 둔 21일(이하 한국시간)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커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스몰야구에 대한 견해을 밝혔다. 흔히 생각하듯 감독이 모든 것을 지시하는 야구가 아니라 한 마디로 자율성에 바탕을 둔 야구라는 이야기였다.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들이 캔자스시티가 얼마나 역동적인 경기를 하는지 이야기 한다. 플레이하는 모습, 스피드, 수비 등. 시즌을 시작하기 전 이렇게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나. 아니면 선수들이 잘 하는 대로 놔두어야겠다고 생각했나”라는 질문을 받은 요스트 감독은 다음과 같은 긴 설명을 이어갔다.
“선수들이 가장 잘 하는 것을 하도록 놔 둔 결과다. 어떤 사람들은 아마 충격을 받을지도 모르겠는데 나는 1년 내내 도루 사인을 내지 않았다. 모든 도루는 그린라이트 아래에서 이뤄졌다. 나와 러스티 쿤츠 1루 코치 사이에는 1루에서 사인을 갖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쿤츠 코치가 결정적인 순간, 상대 투수의 볼배합, 성공확률 등을 파악하고 언제 도루를 해야 할지 탁월한 감각을 발휘해 아주 훌륭하게 잘 해냈다. 우리는 그 점을 잘 이용했고 선수들이 스스로 하도록 했다.

내가 번트를 너무 많이 댄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 팀이 하는 번트의 절반 정도는 선수들이 알아서 한 것이다. (캔자스시티는 볼티모어 오리올즈와 아메리칸리드 최종 4차전 1회 무사 1,2루가 되자 3번 타자 로렌조 케인이 보내기 번트를 댔다. 경기 후 요스트 감독은 이 번트 역시 케인이 알라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이 특히 좋은 컨디션을 갖고 있을 때 자유롭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놔두는 것도 능력이다. 나는 누군가 도루능력이 있는 선수가 베이스에 나가 있다고 해서 언제가 최상의 능력을 발휘할 시점인지 늘 알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선수들이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만 뛰도록 한다면 그건 선수들의 능력을 오히려 방해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러니 선수들이 알아서 하도록 놔두는 것이다.
선수들이 좋아하는 것도 자유롭게 플레이 할 수 있게 하고 기회를 잡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내가 쿤츠 코치에게 늘 이야기 하는 것도 ‘만약 도루해야 되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면 바로 가면 된다. 만약 선수들이 성공하면 그것은 당신 덕이다. 만약 아웃 된다면 그건 내 탓이다. 그 정도는 내가 책임질 수 있다’이다.
우리는 자유롭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우리는 이기기 위해 경기를 하지 안전하기 위해, 약점을 감추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자유롭게 한 것들이 팀에게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요스트 감독은 앞서 감독으로서 자신의 달라진 점도 설명하기도 했다. 자신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벤치 코치로 직접 보좌하기도 했던 바비 칵스 감독의 이름을 거명하면서 “바비 칵스 감독은 선수들이 매우 엄격한 룰을 지키도록 했다. 하지만 지금 선수들은 10년 전의 그 선수들이 아니다. 나도 처음에는 선수들을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 보다는 선수들 스스로가 할 수 있는 대로 원하는 대로 놔두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유롭게 자신이 할 수 있는 대로 놔두는 것이 가장 달라진 점”이라고 강조했다.
요스트 감독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밀워키 브루어스를 지휘했다. 2008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1승 3패로 탈락한 뒤 해고됐다. 캔자스시티는 2010년부터 지휘봉을 잡고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밀워키 감독에서 해고된 후 캔자스시티로 오기 전 월드시리즈 진출을 꿈꾼 적 있냐는 질문에 대해 “그럴 수 없었다. 생각도 하지 못했다. 당시에는 다음 번 기회가 주어지면 얼마나 더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만 생각했다”고 감회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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