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비밀의 문', 마니아 드라마 혹은 그들만의 세상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4.10.21 10: 19

'비밀의 문'의 갈등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지만, 어쩐지 시청자들의 사랑은 미적지근하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비밀의 문' 9회는 6.0%(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보다 0.4%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비밀의 문'은 이날 동시간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꼴찌에서 2위로 올라선 셈이지만 시청률 하락세임은 분명하다. 실제로 '비밀의 문'은 지난 4회 방송 이후 계속해서 시청률 하락을 보이고 있다.
'비밀의 문'은 준비 과정에서 공을 많이 들인 작품이다. 배우들의 면면만 봐도 그렇다. 한석규-이제훈에 어디 하나 빠질 데 없는 조연들까지. 그러나 들인 공만큼의 성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초반 지나치게 많은 등장 인물과 꼬이고 꼬인 스토리로 첫 단추를 끼운 탓이다. 처음을 어렵고 난해하게 끼워놓으니 그 다음 단추에 도전할 시청자들이 없어진 상황이다.

이러한 시청자들의 외면은 드라마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음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대리청정 중인 왕세자 이선(이제훈 분)이 살인 혐의로 옥에 갇히는 장면이 그려졌다. 박문수(이원종 분)로부터 맹의를 빼앗으려는 영조(한석규 분)이 자식을 담보로 거래를 제안한 것. 그런 가운데 왕세자비 혜경궁 홍씨(박은빈 분)는 이선의 살인 혐의를 벗기기 위해 서지담(김유정 분)을 납치했다. 이렇듯 '비밀의 문'은 파격적인 사건들을 한 회에 모두 배치, 시청자의 시선을 끌려 했다.
그럼에도 시청률은 하락했다. 왕세자의 옥살이, 자식을 담보로 정치를 하는 왕, 납치를 명하는 왕세자비의 등장에도 시청자들은 '비밀의 문'에 눈을 돌리지 않았다.
그러나 '비밀의 문'을 향한 평은 좋은 상태다. 사실 이 호평에는 배우들을 향한 것이 대부분. SBS '뿌리깊은 나무' 의 세종과 전혀 다른 왕을 표현하고 있는 한석규와, 외유내강인 왕세자의 분투를 그려내고 있는 이제훈을 비롯해 빽빽하게 '구멍없는' 연기의 배우들에 대한 칭찬이다. 그러나 이조차도 이 드라마를 보는 이들의 이야기일 뿐으로, 호연에 관한 호평과는 관계없이 여전히 드라마는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물론 '비밀의 문'을 시청률로만 평가할 순 없다. 요즘 TV드라마의 시청률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나오곤 하기 때문. 시청률보다 화제성이 더 중요하다고 외치는 관계자들도 많다. 그렇다면 '비밀의 문'의 시청률은 차지하고서라도 화제성은 어떠한가. 그다지 크게 화제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선을 구하기 위해 영조 앞에서 어린 아들과 함께 국청을 다시 열어달라 간청했다. 그러자 한 네티즌은 "이선은 혜경궁 홍씨가 구하고, '비밀의 문'은 누가 구하냐"는 의견을 내놨다. 과연 '비밀의 문'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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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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