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효과, 있다? 없다? 컴백 중간점검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10.21 14: 00

5년만에 컴백한 서태지가 음원-앨범 발표, 콘서트, 기자회견 등 주요 일정을 마치고 한숨 돌리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기대 이상, 어떤 면에서는 조금 아쉬운 성과를 낸 이번 서태지 컴백은 어찌됐든 그가 화제면에서 여전히 '핫'하다는 사실을 증명해낸 상태. 아이유와의 콜라보부터, 유재석과의 만남으로 큰 이슈가 됐던 KBS '해피투게더', 길진 않았지만 뜨거운 화력을 자랑한 '크리스말로윈', 2만5천명이 모인 콘서트와 400명이 몰린 기자회견, 손석희와의 훈훈한 만남까지 이번 활동을 중간 점검해본다.
# 아이유와 콜라보 Good

서태지는 5년만의 컴백에서 자신이 아닌 아이유를 내세웠다. 서태지의 곡은 '선입견'을 갖고 들을 수 있지만 아이유가 부른다면 최근 음원차트에서의 다른 곡들과 동등하게 경쟁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계산인 듯 했다. 잘돼봤자 '아이유한테 묻어갔다'는 말을 들을 수 있지만, 그만큼 '블라인드 테스트'를 더 원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2일 발표된 이 곡은 역시나 음원차트를 휩쓸며 아이유 효과를 입증해냈다. 그와 동시에 서태지의 가십이 아닌 '음악'에 시선이 쏠린 것도 성공적이었다.
# 유재석과 '해피투게더' So so
서태지는 지난 9일 방송된 '해피투게더'를 통해 10년만에 예능 나들이에 나섰다. 파트너는 유재석. 그는 유재석과 함께 신혼 생활, 음악 얘기, 일상을 풀어내며 예상보다 훨씬 더 유쾌한 면모를 보였다. 패션도 파격적이었다. 그는 하얀 니트에 트레이닝복 바지 차림이었다.
그러나 너무 긴장한걸까. 유재석도, 서태지도, 그리 허심탄회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가족들과의 사진, 육아 일상 등이 공개됐지만 시청자들은 보다 더 목말라했다. 그래도 시청률은 높았다. 아시안게임 특수를 탄 회차를 제외하면 평소 5~6%의 시청률을 보이던 이 프로그램은 서태지 특집으로 7.5%(닐슨 전국 집계)의 성적을 거뒀다.
# 서태지 버전의 '소격동' Bad
아이유의 효과가 너무 컸던 걸까. 혹은 서태지 버전이 나오기까지 너무 오래 걸린 걸까. 당초 '해피투게더' 방송과 함께 음원 발표될 예정이었던 서태지 버전의 '소격동'은 다음날인 10일 정오에 공개됐다. 소녀 감수성이 잘 드러난 아이유 버전과는 분명 미묘한 차이가 있었으나 전체적으로는 얼핏 보컬만 바뀐 것으로 보일 수 있는 곡.
따라서 음원 화력이 그리 세지 못했다. 정작 서태지의 목소리가 첫 공개되는 곡이 성적이 좋지 못했던 건 아쉬운 대목.
# 실험성 높인 '크리스말로윈' Good
그래서 '크리스말로윈'에 대한 우려도 높았으나, 서태지는 예상을 비켜가는 실험성으로 또 한번 화제를 모으는데 성공했다. '크리스말로윈'은 트로트를 연상케 하는 중독성 높은 리듬으로 시작해 록 지향적인 멜로디와 일레트로닉 장르를 뒤섞어 '신기한' 사운드를 만들어냈으며 은유와 상징을 통해 삐딱한 메시지를 전하는 가사로 여전히 '뾰족한' 서태지의 감수성을 보여줬다. 이 곡은 10개 음원차트 올킬을 기록했다.
# 2만5천명 모인 콘서트 So so
지난 18일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린 컴백 콘서트 '크리스말로윈'은 서태지가 선사할 수 있는 최고의 팬서비스였다. 그는 지난 활동 때와 달리 이번 콘서트에서는 '하여가', '컴백홈', '시대유감' 등의 히트곡 레퍼토리를 잔뜩 넣어 팬들이 예전을 실컷 향수할 수 있게 만들었다. 오랜만에 랩을 하는 그의 모습도 여전히 멋있었다.
예쁘게 꾸며진 무대와 주경기장 공연 사상 가장 깔끔했던 사운드도 인상적. 그러나 기존 주경기장 공연에 비해 객석이 많이 들어차진 않아 함성 소리가 분산되고 산만해질 수밖에 없었던 건 아쉬웠다.
# 400명 몰린 기자회견 Good
서태지는 지난 20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컴백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태지는 이날 취재진의 질문에 상당히 자세하고 조근조근 말을 잘해 취재진을 깜짝 놀라게 했다. 딸과 일상도 많이 언급하고, 아이유의 덕을 인정하면서 '업고 다니고 싶다'고 하는가 하면, 민감한 질문에도 쿨하게 반응했다.
보통 400여명이 몰리는 기자회견에서는 오히려 이야기가 빙글빙글 돌다가 별 재미 없는 내용만 나오게 마련인데, 이날 기자회견은 큰 화제도 낳으며 제 몫을 해냈다.
이어 JTBC '뉴스룸'에도 출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손석희에게 '팬심'을 고백하는가 하면, 동안 비결을 물어보는 등 한층 더 친근해진 모습이었다. 시청률도 의미있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서태지가 출연한 '뉴스룸' 2부는 2.137%(닐슨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자체 최고 기록인 2.87%에 근접했다. 1부 1.827%보다도 크게 상승한 성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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