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온 4차원 '예능돌'들이 '대세'다. 엉뚱한 말과 행동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다소 어눌한 한국어는 귀여움을 더한다. 올해 상반기 MBC '일밤-진짜 사나이'의 헨리가 출발을 알렸다면, 하반기는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의 강남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2'의 잭슨과 SBS '정글의 법칙 IN 솔로몬'의 타오 등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학교' 강남, 우주 최강 오지랖
일본인 강남은 힙합그룹 엠아이비의 멤버다. 힙합가수로서의 무게감은 예능프로그램으로 날려버렸다. 대중교통을 타고 등교하고, "지난달 소득이 10만원이었다"라고 스스럼 없이 밝힌다. 덕분에 '저소득 아이돌'이란 안쓰러운 수식어를 얻었지만, 인기와 명성을 얻었다. 체면을 내세우기 보다 당당하고 솔직한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줬기 때문이다.

그의 넉살은 '역대급'이다. 지하철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갑자기 인지도 테스트를 하거나, 오픈을 준비 중인 토스트 가게를 서성이다 끝내 토스트를 구입한다. 학교 친구들과 통성명도 하기 전에 어깨동무를 하며 친근하게 어울리는 것은 기본이다. 각종 질문이 끊이지 않는 호기심쟁이자, 소리내 읽어야만 뜻이 통하는 글을 SNS에 올리는 '강남어(語)'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 '룸메이트2' 잭슨, 귀여운 '굽주' 바라기
그룹 갓세븐의 멤버 잭슨은 홍콩에서 왔다. 첫 만난 이들에게 인사 대신 마샬아츠를 보여주는 특이한 인사법을 자랑한다. JYP엔터테인먼트라는 공동분모를 지닌 박준형과 합세하면 이들의 유쾌함은 배가 된다.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룸메이트 서강준과 새벽2시에 집을 뛰쳐나가 삼겹살집을 찾는 등 패기와 열정이 흘러넘친다.
잭슨은 여성 멤버들과의 '케미'가 특히 좋다. 개그우먼 이국주에게 끝없는 애정 공세 중이다. "엄마 같다"는 것이 이유다. 이유야 어떻든 선물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직접 손을 잡아 이끌고 방으로 데려가는 그의 행동은 충분히 로맨틱하다. 동갑내기 허영지와 있을 땐 편안해 진다. 자신이 떠먹던 요거트를 허영지에게 직접 떠먹여 준다.

◇ '정법' 타오, 주입식 천재
그룹 엑소의 중국인 멤버 타오는 스스로 '천재'라 칭한다. 태도만 자신만만하다. 흔들리는 배에서 멀미를 호소하고, 나무 타기는 실패한다. 넘치는 의욕으로 맨손으로 코코넛 내려치기를 시도하지만 손만 아프다. 나방의 등장에 소스라치게 놀라거나, "실은 400년을 산 흡혈귀다" "시간 조절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 등 황당한 말로 상대방을 놀라게 한다.
그의 흥은 멈추는 법을 모른다. "즐기는 사람이 최고다"라는 그의 말처럼 끊임없이 움직인다. 뱃머리에 누워서도 엑소의 '으르렁'이 흘러나오자 춤을 춘다. 난생 처음 본 반딧불이에 뛸 뜻이 기뻐하거나 인정 받고 싶어 칭찬을 요구하는 모습에선 천진난만함도 느껴진다. 정글 생존능력은 천재적이지 않지만, 정글을 즐기는 데 있어선 '천재'일지도 모른다.
jay@osen.co.kr
SBS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