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신임 감독 선임 배경을 밝혔다.
두산은 21일 송일수 감독을 경질하고 김태형 SK 배터리코치를 제 10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김 신임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코치까지 22년 동안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던 인물이다.
언어 장벽이 있던 송일수 전 감독 체제 하에 코칭스태프와 선수 간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던 두산은 소통 능력이 뛰어난 김 감독을 통해 끈끈한 팀 분위기를 되살려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두산의 김승영 사장은 “현재 우리 팀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감독,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간의 소통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팀 사정을 잘 알고 소통에 있어 적임자다”라며 신임 감독 선임의 배경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김 사장이 선수 시절부터 김 감독을 오래 지켜본 것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줬다. 김 사장은 이어 “내가 처음 야구단에 온 91년에 김 감독은 선수로 활동하고 있었다. 계속 선수생활을 하며 주장과 코치를 하는 동안 리더십과 지도력을 봤다”고 덧붙였다. 구단 고위층이나 실무자들 모두 김진욱 전 감독, 송일수 전 감독보다는 김태형 감독과 함께한 시간이 길어 신임 감독의 많은 부분을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다.
리더로서 김 감독의 모습이 각인된 것은 선수협 파동 때였다. 김 사장은 “당시 김 감독이 주장을 맡고 있었는데, 주장으로서 선수들의 입장을 합리적으로 대변했고 구단의 입장도 헤아렸던 부분이 지금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초보감독이라는 불안요소보다 핵심역량(소통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이야기했다.
감 감독의 소통 능력은 코치 시절에도 빛을 발했다. 김 사장은 “평소 리더십이 강했다. 주장 시절에는 팀이 안 좋을 때는 선수들을 질타하기도 했고, 코치들에게도 잘못된 부분을 건의할 줄 알았다. 김인식 감독 아래서 코치를 하던 때에도 자기 소신을 피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과거에 봤던 좋은 모습들을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경기 내적으로는 김 감독 특유의 대담함과 함께 포수로서의 세밀함을 동시에 기대했다. “세밀한 작전야구도 구사할 수 있지만, 나름대로 선이 굵은 면도 가지고 있다”며 김 사장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지도력은 이미 두산과 SK를 거치며 두루 인정을 받은 부분이다.
한편 김 감독은 오는 24일 선수단과 첫 만남을 갖는다. 장소가 잠실구장이 될지, 아니면 이천 베어스파크가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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