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의 주역’ 김선형과 박찬희가 제대로 맞붙었다.
서울 SK는 21일 오후 7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점을 올린 김민수를 앞세워 홈팀 안양 KGC인삼공사를 64-61로 제압했다. 3승 2패의 SK는 모비스, KT와 함께 공동 3위가 됐다. 패한 KGC(1승 4패)는 삼성, LG와 함께 최하위 그룹을 형성했다.
SK의 김선형과 KGC의 양희종, 박찬희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서 한국이 12년 만에 금메달을 따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부터 진천선수촌에서 합숙하며 2014 스페인 농구월드컵, 뉴질랜드 전지훈련 등 굵직한 대회를 모두 치렀다. 한 시즌을 더 치르고 프로농구에 임하는 셈이다.

대표팀 수장이었던 유재학 감독은 “선수들이 체력도 떨어졌겠지만, 확고했던 목표를 잃어 허탈함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국가대표들은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양희종, 박찬희, 김선형도 체력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대표슈터 문태종은 자유투를 3개 연속으로 놓치기도 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경기 전 이동남 대행은 “양희종이 체력적으로 힘들어 한다. 하지만 내색을 안하는 친구다. 힘들다고 하다가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열심히 뛰는 선수”라고 걱정했다.
이날 박찬희와 김선형은 서로 맞대결을 펼치는 경우가 많았다. 두 선수의 매치업에 따라 승부가 판가름 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주전으로 나온 김선형은 몸이 가벼웠다. 그는 1쿼터 수비수를 속이고 레이업슛을 올려놨다. 또 박찬희 앞에서 플로터를 성공시키는 등 전반전 6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이에 맞선 박찬희도 뱅크슛 등으로 전반에 4점을 올렸다.
후반전에도 박찬희와 김선형의 대결은 이어졌다. 김선형은 스틸에 이어 헤인즈에게 절묘한 비하인드 패스를 내줬다. 헤인즈의 덩크슛이 터지면서 SK가 기세를 이어갔다. 뒤질세라 박찬희도 리온 윌리엄스에게 안보고 패스를 했다. 김선형이 공을 가로채자 박찬희가 끝까지 쫓아가서 쳐내는 장면도 나왔다. 최고가드들의 자존심 싸움이 볼만했다.

김선형은 4쿼터에 화려한 왼손 더블클러치를 성공시켰다. 또 종료 3분을 남기고 속공까지 넣어 승리를 자축했다. 반면 박찬희는 4쿼터 종료 22.2초를 남기고 시도한 노마크 동점 레이업슛을 넣지 못했다. 박찬희는 종료 8.2초전 얻은 자유투 2구도 모두 놓치고 말았다.
승부는 그대로 끝났다. 이날 김선형은 13점, 6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로 활약하며 박찬희(9점, 7어시스트, 3스틸)와의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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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