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1차전 미쳤던 선수들, LG 새 승리공식?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10.22 06: 06

진정한 준플레이오프는 이제부터다. 1차전 후 이틀을 쉰만큼, 모두가 새로운 마음으로 그라운드에 선다. LG 트윈스는 1차전 승리를 뒤로 하고, 2차전에 ‘올인’이다. 원정 두 경기를 모두 잡고, 잠실에서 시리즈를 끝내려고 한다.
물론 1차전의 좋은 기억은 그대로 간직한다. 특히 변수였던 선수들의 활약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정규시즌서 부진했던 외국인타자 브래드 스나이더와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지 않은 최경철 오지환 김용의가 1차전만큼 해주면, 두려울 게 없다. LG 양상문 감독은 이들 모두가 “단순히 한 번 미치고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 믿고 있다.
먼저 스나이더는 바꾼 콘택트렌즈의 효과가 나타났다. 양 감독은 “김무관 타격코치가 스나이더가 헛스윙을 반복하는 게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 했다. 스나이더의 스윙 메카니즘이 나쁜 것도 아니고 스윙이 큰 편도 아닌데 헛스윙이 나오는 것은 다른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며 “연구를 했는데 결국 초점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물어보니 근시와 난시가 함께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렌즈를 바꿔보게 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스나이더는 올 시즌 탈삼진 31개, 볼넷 9개를 기록, 선구안에서 낙제점이었다. 

하지만 정규시즌 막바지 렌즈를 교체했고, 스나이더 스스로 “확실히 더 잘 보인다. 타석에서도 그렇고 경기 전체적으로도 더 집중할 수 있다”고 흡족해 하고 있다. 1차전에서 4타수 3안타를 친 데에는 새로운 렌즈의 비중이 컸다. 3회초 NC 배터리의 허를 찌르는 도루까지 성공, 추가점 기회를 직접 만들어내기도 했다. 1차전 다음날 양 감독은 “스나이더가 비록 홈런을 치지는 못해도 어제처럼 안타를 많이 쳐주면 좋다. 그걸로 충분하다”고 웃었다. 빠른 다리와 넓은 수비 범위를 지닌 스나이더가 타석에서도 진가를 발휘한다면, LG 야수진 전체의 수준이 한 단계 올라간다.
포수 최경철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도루 저지 부분에서 그렇다. 1차전 승리 후 최경철은 “비록 내가 보기에는 빠른 것 같지 않지만, 실제 스피드는 떨어지지 않는다. 정확히 (2루에) 던질 수 있다. 도루 저지는 자신 있다”고 두 차례 NC의 도루를 저지한 상황을 돌아봤다. LG 유격수 오지환 또한 NC의 발야구를 막는 방법으로 “우리 팀에 최경철이라는 좋은 포수가 있기 때문에 선배님을 믿고 있다. 최경철 선배님이 우리팀 대세다”고 최경철의 강한 어깨를 믿었다 
프로 데뷔 11년 만에 주전포수로 맞이하는 첫 번째 포스트시즌, 하지만 최경철은 정규시즌에서 이미 많은 것을 증명했다. 도루저지율 3할9리, 지난 5월 13일 10년 만에 나온 홈런을 시작으로 홈런 4개를 기록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활약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오지환은 1차전에서 포스트시즌 통산 첫 안타에 성공했다. 8회말 이혜천의 까다로운 공을 중전안타로 연결시키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포스트시즌 4경기 9타수 무안타 침묵에서 탈출했다. 오지환은 “최근 타격감이 좋다. 방망이 중심에 맞고 있다. 지금 당장만 놓고 보면 우리 팀에서 내가 타격감이 가장 좋을 것이다”고 웃었다.
LG는 팀 전체적으로 오지환의 기를 살리려 한다. 양 감독은 “지환이가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 내년에는 정말 대단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우리 팀의 2루타 머신이 되게 만들겠다”며 이번 포스트시즌은 오지환의 내년 활약을 미리 볼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주장 이진영은 21일 우천취소 후 기자단 인터뷰에서 오지환을 LG 대표선수로 선정했다. 오지환은 이 자리에서 “확실히 작년 포스트시즌이랑은 다르다. 우리가 힘겹게 올라온 만큼 어렵지만 두려울 것도 없고, 겁나는 것도 없다. 매 경기 즐기는 심정으로 하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김용의는 1차전에서 에러 없이 3타수 2안타로 활약, 박경수의 부상이탈로 켜진 적신호를 청신호로 바꿨다. 비록 정규시즌에선 확실한 수비포지션을 잡지 못했고 타석에서도 꾸준하지 않았지만, 모든 것을 가을잔치서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김용의는 “조쉬벨이 나가면서 내게 기회가 왔고 주목도 받았다. 근데 막상 당시에는 컨디션도 좋지 않았고 실수도 하면서 더 위축되고 말았다.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만 한다고 조급했던 게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며 “지금은 다 내려놓았고 그래서 그런지 마음이 편하고 컨디션도 좋다. 1차전에서 잘해서 자신감도 생겼다. 큰 무대서 그동안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부분을 만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수비도 생각보다 잘 되고 있다. 유지현 코치님이 항상 상황에 맞게 사인을 내주신다. NC에 빠른 선수들이 많지만 지환이의 도움으로 2루 베이스 백업이 어렵지 않다. 무리하지 않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웃었다. 실제로 김용의는 1차전 이종욱의 유격수 땅볼에 무리하게 6-4-3 더블플레이를 노리지 않는 노련함을 보였다. 김용의는 2차전 NC 선발투수 에릭 해커를 상대로 정규시즌 3타수 3안타를 기록한 바 있다.
만일 이들의 활약이 멈추지 않는다면, LG는 빈틈없는 타선을 구축한다. 오지환은 2번 타순에서 베테랑 중심타선의 흐름을 잇고 스나이더 김용의 최경철의 하위타선은 상대에 쉴틈을 주지 않는다. 손주인까지 페이스를 올리면 금상첨화. 변수가 상수가 될 때 LG의 포스트시즌 기적이 완성될 것이다.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