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2] NC 벼랑으로 내몬 '운수없는 날'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10.22 22: 22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다. 큰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운이 실력만큼 중요하다는 걸 과장해서 표현한 말이다. 그런데 간혹 운이 정말 큰 분수령이 되는 경우가 야구에서는 적지 않다.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는 원정팀 LG가 2연승을 거두는 것으로 마감됐다. NC는 2차전에서도 긴장으로 인한 기량차이를 절감하면서 완패를 받아들여야 했다.
만약 야구에도 행운의 여신이 있다면 이 날은 LG 편이었다. 물론 LG의 경기력 자체가 NC보다 좋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운이 따른 덕분에 좀 더 쉽게 경기를 잡을 수 있었다 . 반대로 NC는 속된 말로 경기가 제대로 꼬였다.

LG가 경기 초반 홈런 2개로 3점을 먼저 올린 가운데 NC는 3회까지 상대 선발 우규민에게 완벽하게 가로막히며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그리고 타순이 한바퀴 돈 4회에서야 1사 후 김종호-나성범의 연속안타로 1,3루에 주자가 나갔다.
타석에는 정규시즌 타점왕이자 4번 타자 에릭 테임즈가 등장했다. 그리고 테임즈는 흔들리던 우규민의 실투를 받아쳐 안타성 타구를 만들었다. 이때, LG 2루수 김용의가 힘껏 점프해 글러브를 뻗었고 공은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김용의의 신장은 187cm로 2루수 치고 매우 큰 편, 만약 주전 2루수 박경수가 그대로 그 자리를 지켰더라면 안타가 될 수도 있었다.
잡은 김용의가 대단한 수비를 펼쳤지만 안타와 타점을 빼앗긴 테임즈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안타를 확신하고 1루로 뛰어가려던 테임즈는 몇 걸음도 못 가서 헬멧을 집어던지고 말았다.
NC의 불운은 6회에도 계속됐다. 계속해서 0-3으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선두타자 손시헌이 볼넷을 골라냈다. 대주자 이상호가 투입된 가운데 대타 조영훈은 우규민의 높은 공을 잡아당겨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조영훈도, 우규민도, 그리고 마산구장을 찾은 팬들도 홈런을 예감했는데 마지막 순간 타구가 살짝 꺾어 우측 폴대를 벗어났다. 조금만 운이 있었다면 홈런도 가능했지만 다시 행운의 여신이 LG 쪽에 미소를 보냈다.
그렇지만 이후 상황에서 점수를 내지 못한 건 NC의 실책이다. 조영훈이 안타를 치며 무사 1,2루 기회를 맞았지만 박민우가 번트실패 끝에 삼진을 당했고 2루에 있던 대주자 이상호가 무리한 3루 단독도루를 감행하다가 아웃,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NC는 7회 2점을 따라붙으며 LG를 끈질기게 추격했지만 넘어서는데는 끝내 실패했다. 안방에서 2패를 당한 NC는 무거운 마음으로 적지 잠실로 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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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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