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시간과 공간을 마음대로 조절하는 것 같았다. 투구 동작과 구종, 그리고 팔각도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LG 트윈스 에이스투수 우규민(29)이 마운드를 굳건히 지키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우규민은 2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 67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이로써 LG는 원정 두 경기를 모두 잡으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1승만을 남겨뒀다. LG는 오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시리즈 스윕을 노린다.

우규민이 진가를 발휘했다. 우규민은 회까지 단 한번만 득점권에 주자를 허용하는 짠물피칭을 했다. NC가 1번 타순부터 6번 타순까지 상위타선에 좌타자 5명을 배치했으나 아무 소용없었다. 매 이닝 투구 패턴에 변화를 주면서 마음대로 NC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1회초 첫 타자 박민우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으나 김종호를 높은 공으로 병살타를 유도했다. 그리고 나성범을 이날 경기 첫 번째 스리쿼터 투구로 우익수플라이 처리했다. 이후 우규민은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결정구 체인지업으로 NC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행운도 따랐다. 4회말 1사 1, 3루 위기에 놓였으나 테임즈의 타구를 2루수 김용의가 점프하며 잡아냈다. 곧바로 김용의는 1루 송구, 1루 주자 나성범이 포스아웃당하며 순식간에 4회말이 종료됐다. 이후 우규민은 6회말 무사 1, 2루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신재웅의 호투와 최경철의 3루 도루 저지로 무실점을 기록했다.
우규민은 지난해 풀타임 선발투수로서 10승을 달성, LG 선발진을 대표하는 에이스로 우뚝 섰다. 그리고 올해에는 팔각도를 조절하고 구종을 추가,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고 있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부진으로 평균자책점이 4점대(4.04)로 올랐으나 이는 리그전체 토종 선발투수 중 평균자책점 부문 2위에 해당된다. LG 뿐이 아닌 리그 전체에서 손꼽히는 에이스로 자리한 것이다.
LG 양상문 감독 또한 우규민을 두고 “컨디션이 안 좋을 때에도 경기운용 능력을 발휘해 수준급 투구를 하는 투수다. 그만큼 걱정 없이 마운드에 올릴 수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곤 한다.
이날 호투로 우규민은 포스트시즌 통산 첫 승을 올렸다. 2013 플레이오프 4차전서 6⅓이닝 2실점(1자책)으로 활약하고도 팀의 시즌 종료를 지켜봐야했던 아픔을 시원하게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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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