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교통사고, 이혜천이 기억하는 김태형 감독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4.10.23 10: 39

“나를 끌어당겨서 구해줬다는 기억이 지금도 머릿속에 있다.”
이혜천(35, NC)이 기억하는 김태형 두산 신임 감독은 어떤 모습일까. 1998시즌 OB(현 두산)에 입단한 이혜천은 당시 선배 김태형 포수와 한솥밥을 먹었다. 22일 마산구장서 만난 이혜천은 교통사고 당시 기억을 더듬어 김태형 감독에 대해 말했다.
1998년 9월 29일 오전 1시 5분께. OB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옆으로 뒤집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커브길을 돌던 버스가 빗길에 옆으로 미끄러져 넘어진 것. 당시 에 따르면 OB는 사직 롯데전을 마치고 광주로 향하던 도중이었다. 당시 신인이었던 이혜천뿐만 아니라 진필중과 이경필 등 26명이 버스에 있었다.

이혜천은 “버스 사고가 났을 때 김태형 코치(이혜천은 김태형 코치님이라고 불렀다)님 바로 옆에 내가 앉아 있었다”라며 “김태형 코치님이 옆에 있던 나를 끌어당겨 잡아주셨다. 버스가 옆으로 뒤집어지려던 찰나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혜천은 “생명의 은인이라는 말보다는 김태형 코치님께서 나를 끌어당겨서 구해줬다는 기억이 (지금도) 머릿속에 각인돼 있다”고 말했다. ‘생명의 은인’이라는 거창한 표현보다 사고 당시 후배를 붙들었던 선배의 모습을 이혜천은 기억하고 있었다.
이혜천은 “되게 좋으신 분이다. 같이 선수생활하면서 룸메이트도 해봤고 많이 배웠다. 포수가 리드하는 것에 대해 투수가 대처하는 것도 배웠다”며 “선수생활하면서 포수랑 방을 쓴 적이 없는데 김태형 코치님이 처음이었다. 제가 어릴 때 많이 별났는데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셨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편 김태형 두산 감독은 22일 정식 취임했다. “아직은 연락하지 않았다. 지금은 많이 연락 받으실 것 같아서 조용할 때 하려고 한다”고 이혜천은 말했다.
당시 동료 선수 사이였던 둘은 서로 다른 길을 갔다. 이혜천은 두산을 떠나 올 시즌 NC에서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김태형 코치는 두산 코치와 SK 코치를 거쳐 두산 감독을 맡게 됐다. 내년 시즌 둘은 이겨야할 ‘적’이 될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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