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벼랑 끝’ NC, 무너진 선발왕국 자존심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4.10.23 06: 53

NC 다이노스가 준플레이오프서 2연패를 당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이제 1패만 더 하면 올 시즌 NC의 질주는 멈추게 된다. NC가 위기 상황에 몰린 가장 큰 이유는 선발진의 붕괴였다.
NC는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서 초반에 내준 2개의 홈런에 무너지며 2-4로 패했다. 우천 연기 후 분위기 반전을 노렸던 NC지만 1차전과 결과는 같았다.
무엇보다 NC는 1, 2차전에서 모두 선발 투수가 조기 강판됐다. 김경문 NC 감독은 1차전 선발로 이재학을 내세우면서 기선제압을 노렸다. 당초 찰리 쉬렉의 1선발 등판이 유력했지만 김 감독은 의미 있는 큰 무대에서 토종 에이스 이재학 카드를 선택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재학의 등판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재학 카드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재학은 1이닝이도 채 버티지 못했다. ⅔이닝 4피안타 1볼넷 5실점으로 부진한 투구 내용을 보였다. LG 타자들은 이재학을 완전히 파악한 듯 공격적인 스윙으로 연속 안타를 뽑아냈다. 결국 NC는 테드 웨버를 투입하면서 위기 진화에 나섰다.
NC가 선발 자원인 웨버를 투입한 것은 1차전을 절대 내주지 않겠다는 각오로 풀이된다. 하지만 웨버는 2사 1,2루서 바로 최경철에게 좌월 스리런포를 맞으며 경기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이후 웨버는 박용택에게 솔로포를 맞고 4⅓이닝 6피안타(2홈런) 3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웨버 카드 역시 실패였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NC는 2차전 선발로 찰리를 예고했고 LG는 코리 리오단을 내세웠다. 찰리는 실질적인 NC의 에이스로 올 시즌 12승 8패 평균자책점 3.81을 마크했다. 평균자책점 부문 4위로 지난해(평균자책점 2.48)에 이어 여전히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그러나 비로 경기가 이틀 연속 연기되면서 양 팀 모두 선발 투수를 변경했다.
NC는 찰리 대신 에릭 해커가 나섰다. 에릭 역시 절대 누구와 붙어도 밀리지 않는 카드였다. 올 시즌 8승 8패 평균자책점 4.01의 기록. 지독한 불운을 겪었을 뿐 투구 내용엔 전혀 이상이 없었지만 중요한 2차전서 부진했다. 3⅓이닝을 투구하면서 5피안타(2홈런) 3사사구(2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높게 형성된 실투성 패스트볼을 통타당하며 무릎을 꿇었다.
결국 1, 2차전 모두 선발 싸움에서부터 패했다. LG는 1차전 선발 류제국이 4이닝 4피안타(1홈런) 1사사구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고 2차전 선발 우규민은  5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1차전서 류제국이 ‘헤드샷 퇴장’만 당하지 않았으면 더 길게 던질 수도 있었다. 반면 NC 선발 2명은 모두 4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NC는 올 시즌 팀 선발 평균자책점 4.26으로 리그 1위를 기록했다. 최강 선발로 불리는 삼성(4.39)을 제치고 최고의 선발진을 구축한 것. 신생팀 혜택으로 3명의 외국인 투수를 활용한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이재학이 지난해보다 부진했음에도 10승 9패 평균자책점 4.21을 마크하며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켰다. NC가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도 선발진이었다.
하지만 첫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선발왕국 NC의 위용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물론 실질적인 에이스 찰리가 아직 등판을 기다리고 있지만 시리즈 전적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것은 확실하다. NC가 위기에서 역스윕을 달성하기 위해선 정규시즌 팀을 이끌었던 선발 투수들의 부활이 절실하다. 앞으로 남은 경기서 초반부터 무너진다면 역습의 기회는 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과연 ‘선발왕국’ NC가 반전극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krsumi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